“처음 해본 전기 배선 작업… 흥미 생겼어요”

입력 2020-08-07 00:01
김재휘 청년자립연구소장이 5일 캠프 참석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기 발견,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여의도청년장학관 제공

정모(19)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실습실 앞쪽으로 가서 선생님이 만든 전기회로 표본을 찬찬히 훑어봤다. 자리로 돌아온 그는 직접 공구를 이용해 전선 등을 자르고 이으며 표본과 같은 모양의 전기회로를 만들었다. 이를 소형 원동기에 연결하니 성공적으로 가동됐다. 정군은 주변의 칭찬에 “문과라 전기배선 작업은 처음이지만 직접 해보니 흥미가 생긴다”며 겸연쩍게 웃어 보였다.

여의도청년장학관(이사장 이영훈 목사) 주관으로 서울 영등포구 한국능력개발직업전문학교에서 5일 진행된 ‘2020 여름, 자기 발견을 통한 진로 탐색 직업캠프’ 중 직업체험 시간 모습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운영하는 여의도청년장학관은 이날부터 7일까지 경북, 서울 성동구, 경기도 포천의 가정위탁시설 및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고등학생 14명에게 직업체험과 자기발견의 기회를 제공하는 캠프를 열었다. 2018년 처음 시작해 이번이 4회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정기탁금으로 진행된 캠프는 담당 구청으로부터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른 프로그램 진행을 승인받았다.

학생들은 이날 미용실습과 기초 전기설비 실습을 체험하며 자신에게 어떤 적성이 있는지 찾는 시간을 가졌다. 여의도청년장학관 김재휘 청년자립연구소장이 진행한 ‘자기 발견, 디스커버리’ 시간엔 학생들이 심리검사와 행동유형검사 결과를 토대로 소그룹 모임을 했다. 스스로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알아보고 더 심도 있게 자신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보는 시간이었다.

여의도청년장학관은 시설보호 중에 있거나 위탁시설에서 생활하는 전국의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자아 발견과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 캠프를 기획했다. 이번 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아동복지법에 따라 이르면 내년에 시설에서 나와 자립해야 한다. 장학관은 이들이 스스로 어떤 존재인지 알게 해주고 무엇에 적성이 있으며, 어떤 직종에 관심 있는지 미리 알아가도록 돕는다.

김 소장은 “시설 보호 종료를 앞둔 청소년을 교회가 일정 부분 품어야 한다는 이영훈 이사장의 뜻에 따라 각 사업과 캠프를 진행해 왔다”면서 “이들에게 경제적 자립과 이를 유지해 나갈 생활적 자립 및 심리적 자립은 필수다. 그런 토대를 마련해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청년장학관 심병호 법인사무국장이 “한 청년이라도 제대로 후원해 올바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