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루이스의 삶과 글은 여러 형태로 각색돼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됐다. 루이스와 아내 조이의 이야기는 영화 ‘섀도우 랜드’로 제작됐고, 루이스의 인생을 다룬 일인극 ‘CS 루이스와 저녁’은 1000회 이상 무대에 올랐다. 최근 국내에서도 루이스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의 가상 대담을 다룬 ‘라스트 세션’이 상연 중이다. 국경과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루이스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끼려면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영국 CS루이스연구소 연구원을 지낸 김진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교수가 루이스 초심자부터 고수까지 즐길 수 있는 책을 골랐다.
루이스는 영문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기독교 변증가였다. ‘루이스 고수’라면 그의 문학적 역량을 한껏 맛볼 수 있는 ‘오독’(홍성사) ‘폐기된 이미지’(비아토르)를 권한다. ‘오독’은 루이스가 새로운 문학비평 방식을 제시하는 책이다. 어떤 목적을 이루려는 욕심 없이 예술 작품을 온전히 접할 때, 자신을 초월할 힘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폐기된 이미지’는 중세 문학과 세계관을 다룬 안내서다. 루이스가 옥스퍼드대에서 강의한 ‘중세연구 서론’과 ‘르네상스연구 서론’을 정리했다.
고수를 위한 또 다른 추천은 ‘실낙원 서문’(홍성사·이하 동일)이다. 서양문학사에서 논란을 일으킨 존 밀턴의 ‘실낙원’에 관한 비평서로, 밀턴에 관한 비평을 비판하는 동시에 자신의 신학적 관점을 설명한다. 김 교수는 “루이스의 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라고 평했다.
루이스 초심자로 그의 신학을 알기 쉽게 이해하고자 하는 이에겐 ‘순전한 기독교’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추천한다. ‘순전한 기독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BBC에서 진행한 강연 원고를 기초로 쓴 책이다. 미국 기독 매체 ‘크리스채너티 투데이’가 꼽은 ‘20세기 기독교 명저 100권’ 중 1위를 차지했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악마의 관점에서 쓴 인간 유혹법으로 욕망과 이중성, 쾌락과 사랑 등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정리했다. 영성신학자 유진 피터슨은 이 책을 ‘우리 시대에 가장 기본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천했다.
루이스가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소설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도 그의 신학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라틴어와 그리스어에 능통한 루이스가 큐피드와 프시케 신화를 기독교적 관점으로 새로 썼다. 아내에게 헌정한 책으로, 자신의 작품 가운데 최고로 꼽았다. 김 교수는 “사랑에 관한 루이스의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여기서 더 깊이 읽고자 하면 ‘네 가지 사랑’을 보면 좋다”고 했다.
루이스 전기를 찾는 이에겐 ‘루이스와 잭’을 권한다. 29년간 루이스와 우정을 나눈 제자 조지 세이어가 그의 인생과 작품관을 세세히 소개한 책이다. 루이스의 방대한 저작에 아득해진 이들을 위한 추천서도 있다. 루이스 전문 번역가인 홍종락씨가 쓴 ‘오리지널 에필로그’다. 루이스란 거장을 쉽게 잘 읽어내는 방법을 안내한다.
양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