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통한 질병감염 극히 낮아

입력 2020-08-10 18:30
건강한 사람은 헌혈로 인해 건강에 타격을 받지 않는다. 박태현 쿠키뉴스 기자

헌혈을 하면 몸에 무리가 간다는 것은 오해다. 헌혈이 건강을 증진한다는 이야기도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다.

건강한 사람은 헌혈에 참여해 몸 속 혈액이 소량 감소해도, 신체에 특이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남성은 체중의 8%, 여성은 7%의 혈액을 보유한다. 혈액 총량 중 15%는 갑작스러운 출혈에 대비해 비축된 여유분이다. 따라서 15% 미만의 혈액 손실은 대사와 생명 유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지 않다.

헌혈은 신체에 영향이 없을 정도로 소량 진행된다. 체중 50㎏의 성인 여성은 약 3500~3600㎖의 혈액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5%에 해당하는 530㎖의 혈액이 여유분이다. 헌혈량은 이보다 적은 300~400㎖이다. 대한적십자사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1년에 4번까지 전혈 헌혈을 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헌혈이 면역력을 저하한다는 이야기도 잘못된 상식이다. 면역력은 체내에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소멸시키는 힘이다. 혈액량과 면역력은 관련이 없다. 혈액 속에 분포하며 면역력에 관여하는 백혈구와 림프구 역시 헌혈 때문에 감소하지는 않는다. 백혈구는 혈관 벽에, 림프구는 비장·림프절·간 등의 장기에 머물다가 혈액으로 방출된다.

헌혈을 하는 도중 감염병에 걸릴 가능성도 낮다. 헌혈기관에서 사용되는 채혈 바늘과 혈액백은 무균 처리된 1회용 제품으로, 사용 후 의료폐기물로 처리된다. 또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감염성 질환이 유행한 지역에 방문한 사람의 헌혈은 엄격히 제한된다.

아울러 현재까지 헌혈을 매개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권계철 충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헌혈이 건강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는 모두 근거가 없는 오해”라고 말했다. 그는 “채혈을 진행하기에 앞서 헌혈 참여자들은 채혈 가능 여부를 검사받는데, 이 과정에서 혈액의 상태와 건강에 대한 진단이 이뤄진다”며 “헌혈로 인해 신체에 타격을 입을 사람은 채혈 전 검사에서 모두 걸러진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헌혈로 인한 감염의 위험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헌혈 과정에서는 혈액이 몸 밖으로 빠져 나갈 뿐, 몸 안으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질병 감염 위험이 희박하다. 또 모든 감염성 질환이 혈액을 매개로 전파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헌혈에 참여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는 것이 오히려 본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성주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