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반격… “이제 권·언 유착 의혹 수사하라”

입력 2020-08-06 04:07
사진=연합뉴스

‘검·언 유착’ 의혹의 실체가 답보 상태에 빠지자 한동훈 검사장 측은 당연한 결과라며 MBC와 제보자, 정치권의 유착 의혹 수사를 촉구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도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재판에서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했다.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측은 유감을 표했다. 검찰은 한 검사장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검사장 측은 5일 이 전 기자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히지 않자 “공모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이 사건을 검·언 유착이라 부르지 말아 달라”며 “지금까지 중앙지검이 진행하지 않은 MBC와 제보자, 정치인 등의 ‘공작’ 혹은 ‘권·언 유착’ 부분에 대해 제대로 수사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한 검사장 측은 서울중앙지검에 KBS 오보 배후 해명과 주임검사인 정진웅 형사1부장의 수사 배제를 거듭 요구했다.

이 전 기자 측도 입장문을 내고 “검찰수사심위원회에서 이 전 기자 기소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던 만큼 재판에서 강요미수의 증거관계와 법리를 적극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사심의위에서 15명 중 6명은 이 전 기자 기소를 반대했었다. 이 전 기자 측은 “최근 대법원 판결 무죄 취지를 종합하면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제압할 만큼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없는 사안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기자 측은 검찰이 후배인 채널A 백모 기자를 기소한 데 대해 “선배 기자가 시켜 두 차례 동석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백 기자까지 공범으로 기소한 것은 공소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이 한 검사장 수사를 계속하는 것을 두고도 “검찰과 언론이 유착된 사안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사심의위의 ‘압도적 권고’를 무시하고 계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사건 고발인인 민언련 측도 강한 유감을 표했다. 민언련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핵심 당사자인 한 검사장에 대한 부분이 빠진 것은 검·언 유착 의혹에 있어서 절반이 규명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검찰이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검찰은 한 검사장에 대한 추가 수사 의지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물어볼 부분도 있고, 조사는 어쨌든 마무리해야 한다”며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면 포렌식을 해야 영장 집행이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한 검사장 측이 주장한 권·언 유착 의혹 관련자들도 계속 소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