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는 어느 시대나 있기 마련이다. 유행어를 보면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 19 감염의 두려움을 유머로나마 잠시라도 잊어보고자 하는 것인지 “확찐자가 되었다”라는 자조 섞인 말이 유행했다. 코로나 때문에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집안에서만 지낸 결과 살이 확 찌고 만 사람이 돼 버렸다는 취지의 우스갯소리다.
실제 활동량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평소 먹던 음식 섭취량까지 같이 줄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활동량이 줄면 도리어 더 많이 먹게 되기 쉽다. 그렇게 되면 체중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배변 활동도 불규칙해지고, 육체활동 감소로 소화기능이 약해지면서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과식으로 인한 덤핑신드롬과 함께 참기 어려울 정도의 급박성 변의로 곤란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다.
그 결과 배변이 불규칙해지고, 그로 인해 고통까지 겪게 되면 비로소 쾌변이란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지 실감하게 된다. 그래도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않고 계속 방치하면 급기야 잔변감, 뻐근한 아랫배 통증, 급박 변의 등에다 항문 부위 쓰림이나 출혈 증상까지 동반해 고통이 가중된다.
변비는 섬유소가 많은 음식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쳐야 벗어날 수 있다. 적어도 주3회 30분 이상 걷기, 조깅, 줄넘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장운동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된다. 흔히 충수염(맹장염) 수술 환자에게 가스 나오라고 아픔을 무릅쓰고 몇 걸음이라도 걸으며 자주 움직이라고 권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식이섬유는 대변의 양을 증가시키고 유익한 세균을 증식시키는 작용을 한다.
식이 생활요법으로 해결이 안 되는 심한 변비는 약물요법이 필요하다. △소장과 대장에서 수분 흡수를 증가시키는 약물, △장 내 삼투압을 증가시켜 변에 수분을 축적시켜주는 약물, △대장 내 수분 및 전해질 흡수를 억제하고 장운동을 촉진하는 약물, △위장관 운동을 촉진시키는 약물 등 다양한 치료제가 있는데,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알맞은 약제를 선택, 처방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변비로 인해 항문에 지속적으로 과도한 힘이 반복되어 가해지면 쿠션 역할을 하는 점막하 조직이 부어오르며 항문 밖으로 밀려나오게 되는 치핵이 심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치핵이 생기면 그로 인한 통증이나 출혈 때문에 변비가 악화되기도 한다. 3도 4도의 심한 치핵이나 치핵으로 인해 통증이나 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치핵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
이선호 구원창문외과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