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언젠가 교단 떠날 생각만 하다 아이들 품고 매일 기도·복음 전해

입력 2020-08-10 00:08

교사만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압박에 밀려 세 번째 학교로 교대 원서를 썼다. 그런데 가고 싶은 두 곳은 떨어지고 교대만 합격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발령 받았지만 언젠가 다른 직장을 잡아 떠날 생각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대로의 노력에도 끝없이 터지는 사고와 문제로 내게 남는 것은 지친 마음과 허무함뿐이었다. 하루 속히 벗어나고만 싶었다.

게다가 모태신앙이었지만 풀리지 않는 신앙적 고민은 더욱 나를 힘들게 했다. ‘예수님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지?’, ‘왜 죽으셔야 했지?’ 하는 해결되지 않는 고민은 ‘내가 구원받은 사람인가?’로 이어졌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말씀을 보면서도 도대체 뭘 회개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직장은 직장대로, 신앙은 신앙대로 답이 안 보이니까 모든 것에서 떠나고 싶었다. 그런 내게 만날 때마다 부활하신 예수님 얘기를 하던 언니와 형부가 춘천으로 불렀다. 큰 확신과 기쁨으로 사는 두 분의 삶을 보며 결국은 예수님께 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부가 한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적 사건’이라는 말씀이 너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예수님이 정말 성경의 약속대로 부활하셨다면 그분은 성경의 기록대로 ‘하나님의 아들’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며 내 눈을 가리던 뿌연 안개가 한순간에 걷히는 것 같았다. 흥분된 마음으로 기도하는데 ‘지금 너에게 나는 누구냐?’고 예수님께서 내게 물으셨다. 그 순간 성령께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고 있는 내 중심을 정확히 보여주셨다. 마침 형부의 ‘예수님을 믿지 않는 죄가 바로 회개해야 할 지옥 갈 죄다!’ 라는 말을 듣는데 바로 무릎이 꿇어졌다. 그리고 예수님을 무시하고 짓밟은 마귀보다 더한 완악한 중심을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진짜 주인으로 모셨다.

처음 교단에 설 때 받았던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라는 말씀을 다시 잡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기 시작하던 어느 날 2학년 아이가 하교 후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충격적 사건이 일어났다. 더 이상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는 급한 마음에 학급 아이들, 옛 제자, 학교에 오는 보험 설계사, 건강식품 아줌마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복음을 전했고 신우회 선생님들과 팀워크를 이뤄 여러 반 아이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근육이 서서히 굳어가는 희귀병, 절지 장애와 정서 장애, 심각한 게임중독, 자폐아, ADHD, 정신지체 등 우리 반과 특수반에 있는 모든 아이들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자 아이들이 하나 둘 변하기 시작했다.

또 어느 해엔 ‘자살 나무’라는 시를 쓰고 ‘선생님 저는 미치겠습니다. 이런 생각밖에 안 나요’라던 아이가 기쁘게 예수님을 영접하고 2학기에는 부회장이 되는 일도 있었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우울증을 겪던 언니와 아빠와도 원수처럼 힘들게 지내던 아이도 복음으로 자신은 물론 가정까지 회복되는 놀라운 일도 일어났다. 교사 생활 최고의 강적을 만났을 때는 아이를 품고 매일 기도하며 복음을 전해 순한 양같이 되어 평화로운 교실이 되기도 했다.

언젠가 교단을 떠날 생각을 하던 내가 ‘옥선생은 교사가 천직인 것 같아!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을 보니 참교사 같거든’ 하는 소리를 듣는 천직이 됐다. 내게 맡겨주신 어린 영혼들에게 오늘도 주님의 사랑과 기쁜 소식을 들고 다가간다.

옥승주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