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죽전 새 예배당 입당 후 죽전 지역을 중심으로 용인 분당 성남 각처에서 새로운 성도들이 등록했다. 개척 전부터 쌓아온 눈물의 기도, 영혼 구원을 향한 전도 열정, 생명이 넘치는 설교와 은혜로운 찬양, 기도가 살아 있는 예배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감동하게 하며 매주 부흥 행진을 이어갔다.
그런데 고민이 있었다. 모든 민원은 원만하게 해결되고 조정됐으나, 민원 과정에서 교회와 갈등을 겪었던 지역민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새 예배당 입당 이후 가장 먼저 추진한 대외 사역이 ‘레인보우 페스티벌’이었다.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한국 최고의 공연팀이나 유명 연예인, 대중가수, 클래식 연주자들을 초청해 대형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는 고품격 문화예술 공연을 교회에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선보이는 축제였다.
신도시 주민들의 문화적 감성을 어루만지고 소통하는 문화예술 전도의 도구로 기획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복음, 생명력이 있는 복음의 씨도 일단은 땅에 뿌려져야 한다. 고품격 문화예술 공연은 교회의 이미지를 고양하고 지역민들의 마음 문을 열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죽전 주변엔 변변한 문화공연 시설도 드물었다.
2005년 11월 개최한 제1회 레인보우 페스티벌 공연은 넌버벌(비언어) 퍼포먼스 ‘점프’였다. 점프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박스 오피스 1위를 수상했으며, 각종 매스컴에서 난타를 능가하는 공연으로 칭찬이 자자했다. 점프 공연이 막 뜨기 시작했기에 지역민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죽전뿐만 아니라 용인 전 지역과 분당과 성남에서 사람들이 몰려왔다.
공연 시작 전 4500여석의 본당이 꽉 찼다. 더는 자리가 없어 사람들이 들어올 수 없었다. 그래서 접의 의자를 2~3층 통로에 설치하고 빽빽하게 앉아서 공연을 보았다.
제2회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첫눈과 같은 로맨틱 스토리’란 주제로 명품 클래식의 밤으로 열렸다.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의 협연은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루며 가을밤을 수놓았다. ‘점프’와 ‘명품’으로 시작한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난타’ ‘위시’ ‘투지’ ‘웃찾사’와 ‘YB(윤도현밴드)’의 공연, 뮤지컬 ‘맘마미아’로 이어졌다.
그러자 교회 건축 당시 불편한 마음을 가졌던 민원인들이 점점 마음 문을 열게 됐고, 나중에는 교회에 등록해서 교인이 되기도 했다.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일회성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남진 인순이 조영남 송대관 노사연 장윤정 등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특히 남진은 우리 교회 공연을 계기로 교회 출석을 하게 됐고 장로까지 됐다.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큰 비용이 들어가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감행했다. 과감한 기획과 투자,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아 지역 주민들의 감탄과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행사를 통해 교회를 전혀 다니지 않던 젊은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러 와서 결신하는 영혼 수확도 얻었다.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전도와 문화가 결합한 행사로 새에덴교회의 문화적 명성을 높였으며 교회의 이미지 자산이요, 감성 브랜드가 되었다.
레인보우 페스티벌과 함께 지역 섬김의 하나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실버스쿨을 운영했다. 매주 화요일이면 실버스쿨이 열린다. 차량과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며, 수백 명 어르신에게 댄스 장구 미술 노래를 강습하며 취미와 여가 생활을 돕는다.
인기가 많아 매주 300명 넘게 참여한다. 실버스쿨의 모토는 현대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기 쉬운 어르신들에게 신앙 및 사회교육을 통해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생활하시도록 돕는 것이다.
인생의 황혼기를 걷는 노인에게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지식을 제공하고, 무료 급식과 무료 건강 진료, 이·미용으로 섬기면서 건강을 돌본다. 그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영혼 구원을 이룬다. 실버스쿨의 비전은 “여호와를 경외하면 장수하느니라”(잠 10:27)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노년 삶의 질적 향상과 영혼 구원의 실천으로 복지 선교를 하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이미지의 시대다. 새에덴교회가 신도시에 대형교회를 건축하면서 개교회만을 위한 사역에 집중했다면 지역민들의 마음 문을 열지 못하고 더 확장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레인보우 페스티벌과 같은 문화예술 선교와 실버스쿨과 같은 복지 선교를 과감하게 실행함으로써 이미지를 고양하며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영향력의 지경을 넓혀갈 수 있었다.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두 개의 수레바퀴는 ‘이미지’와 ‘감성’(영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단순히 목회적 차원의 접근이 아닌 사회문화적인 측면과 영성적인 측면을 동시에 통찰하며 새로운 선교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교회의 상황과 주변 지역사회의 환경에 맞게 선교를 위한 문화예술, 복지 플랫폼을 구축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
▒ 왜 ‘생명나무목회’인가
예수님 앞에 선 마르다·마리아의 다른점
마리아는 생명나무를 선택해서 예수님의 큰 사랑과 은혜를 소유한 사람이다. 예수님께서 베다니에 있는 나사로의 집에 방문했을 때 마르다는 부지런히 음식 장만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아래 앉아서 진지하게 말씀을 들는다.(눅 10:39) 그래서 마르다는 예수님께 은근히 항의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마리아는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이 좋은 편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칭찬하셨다.(눅 10:41~42) 그러면 마리아는 어떻게 생명나무를 선택했는가.
첫째, 마리아는 생명나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고 그분을 먼저 차지하는 편을 선택했다. 우리의 신앙 단계를 보면 처음에는 주님을 믿는 단계로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주님을 따라가는 단계로 발전한다. 그다음은 주님을 사랑하는 단계로 성숙한다. 마지막으로는 주님 한 분만으로 만족함을 얻는 단계로 완숙하게 된다. 그런데 마리아는 주님 앞에 앉아서 주님 한 분만을 완전히 차지하고 완전히 만족해 버린 것이다.
둘째, 마리아는 생명나무가 되는 주님의 말씀을 선택했다. 진짜 주님 한 분만을 차지한 사람은 말씀을 사모하게 된다. 그래서 마르다가 여러 가지 일로 분주하던 순간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아래 앉아 주님의 말씀을 듣는데 전념한 것이다.
물론 마르다가 음식을 장만하는 것 자체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마리아가 바쁜 언니를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이 잘한 일이라는 말도 아니다. 주님은 다만 우선 순위의 선택을 강조한 것뿐이다.
마르다는 인간적인 열심으로만 주님을 섬겼다. 그러나 진짜 열심은 말씀으로 은혜받고 역동하는 열심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보내신 이, 곧 생명나무이신 예수님을 먼저 믿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지 않는가.(요 6:29)
오늘날 그리스도인 중에 먼저 은혜받고 생명을 추구하는 것 보다 자신의 정의감과 열심으로 일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옳은 것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은혜와 생명의 힘으로 해야지, 선악의 힘으로 해서는 안 된다.
셋째, 마리아는 무조건 주님을 의지하고 기도하는 생명나무를 선택했다. 예수님께서 마르다와 마리아의 오라버니인 나사로가 죽은 지 나흘 만에야 오셨다. 예수님이 늦게 오시자 마르다는 예수님께 불평만 늘어놓고 믿음 없는 소리만 한다. 그러나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눈물로 고백했다. “주님이 여기에 계셨다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요 11:32)
그러자 주님께서 그 마리아의 눈물을 받으시고 마침내 나사로의 무덤을 향해 “나사로야, 일어나라. 나사로야, 나오라”라며 큰소리로 명령하신다. 그랬을 때 죽은 나사로가 일어나 무덤에서 걸어 나오게 된 것이다.
마르다는 기도할 수 있을 때 기도하지 않고 의심하고 불평하는 소리만 하였다. 그러나 마리아는 불평을 억제하고 주님만을 의지하며 엎드려 기도하는 생명나무를 선택했다.
넷째, 마리아는 옥합을 깨트리는 생명나무를 선택했다. 예수님이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에 가는 길에 베다니를 방문했을 때도 마르다는 열심히 음식을 장만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리아는 여전히 예수님의 발아래 엎드려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300데나리온이나 되는 옥합을 깨뜨려 주님의 머리 위와 발아래 붓고 머리를 풀어서 주님의 발을 씻겨드렸다.
곁에 서 있는 제자조차도 수군거렸지만 예수님은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마리아의 행위도 기억될 것이라고 극찬하셨다.(마 26:10~13) 한마디로 마리아는 전 역사적인 축복과 전 세계적인 명예를 얻게 되었다.
오늘날의 성도들도 현대판 마리아가 되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교회 본질을 잃어버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현상을 분석하고 대응 프로그램과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두 번째다.
우리는 먼저 신앙의 본질과 가치를 붙잡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마르다 목회를 하고 있는가, 마리아 목회를 하고 있는가. 한국교회는 다른 어떤 것보다 예수님 자체와 말씀, 주님만을 의지하는 믿음, 옥합을 깨뜨리는 생명나무를 선택하도록 마리아 목회를 해야 한다. 그때 생명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