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유통가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실시간으로 상품을 소개하며 판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홈쇼핑과 비슷하지만 소비자와 즉각적으로 대화를 나누며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쌍방향’이라는 점에서 홈쇼핑과 차별화된다. 또 라이브 방송이 이뤄지는 장소가 백화점 매장이거나 편의점이어도 상관 없고, 판매자가 쇼호스트 같은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날 것 그대로의 현장감이 살아있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올 초만 해도 백화점과 이커머스에서만 조금씩 이뤄졌던 라이브 커머스는 이젠 정부에서도 주목하는 판매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언택트) 소비 트렌드가 급격하게 확산되자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판매 채널로서 라이브 커머스의 가능성이 주목받은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인 라이브 커머스가 유통 채널에서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쇼핑에서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이용한 판매자 수와 생방송 수는 지난 3월에 비해 6월 기준 각각 660%, 790% 증가했다. 이처럼 대기업 유통업체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까지 라이브 커머스에 앞다퉈 진출하는 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판매채널이면서도 단시간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매력적인 통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이 지난 3월 라이브 커머스로 판매했던 ‘지컷’ 제품들은 방송 1시간 동안 약 14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1시간 만에 평균 월 매출의 약 30%를 올린 셈이다. 최근 CU는 라이브 방송에서 아이스컵 3만개를 2시간 만에 완판하기도 했다. CU 관계자는 “아이스컵이 전국 오프라인 점포에서 팔렸다면 2시간 새 3만개 판매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며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생각보다도 더 좋아서 업계에서도 라이브 커머스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능성이 꾸준히 확인되자 정부도 라이브 커머스가 소상공인들의 새로운 판매 채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지난달 12일까지 진행됐던 ‘대한민국 동행세일’에선 7개 부처의 장관들이 전통시장 라이브 커머스에 도전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당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전통시장 제품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완판을 달성한 것은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아주 의미가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너도나도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면서 타 유통채널과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오히려 커졌다.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먼저 라이브 커머스를 시도하고 나섰던 티몬은 지난달 28일 라이브 커머스 기반의 웹 예능 ‘쑈트리트파이터’를 선보였다. 셀러브리티들이 생방송으로 상품 판매 대결을 진행하는 형식을 내세워 기존의 홈쇼핑과 비슷했던 라이브 커머스 포맷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라이브 커머스의 영역이 점차 확장되자 라이브 커머스를 새롭게 론칭하거나 해당 기능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롯데온은 라이브 커머스 ‘온 라이브(ON LIVE)’를 론칭했다. 네이버는 지난 30일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강화한 ‘쇼핑 라이브’ 서비스를 개시하며 중소상공인들의 온라인 판로를 확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에 ‘왕홍’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라이브 커머스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커졌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