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2017년 2월 이 지사가 성남시장일 당시 대선 후보 경선 전국 순회를 돌며 전남지사였던 이 의원을 방문한 이후 3년5개월 만이다. 회동에서는 서로 덕담이 오갔지만 회동을 앞두곤 묘한 신경전이 감지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경기도청 접견실에서 이 지사와 만나 20분간 회동했다. 10분간 취재진 앞에서 진행된 공개 회동에서 이 지사는 이 의원에게 “총리로 재직하실 때 워낙 행정을 잘해주셨다”며 먼저 덕담을 건넸다. 이 의원은 “이 지사께서 여러 좋은 정책 제안도 주셔서 큰 보탬이 됐다”고 화답했다.
당권에 도전하는 이 의원에게 이 지사는 “엄중한 시기에 정말로 경륜 있고 능력도 높은 후보님께서 당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거대 여당을 만들어주셨는데 첫걸음이 뒤뚱뒤뚱한 것 같아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답했다.
이 지사가 경기도 역점 정책인 기본소득토지세,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등을 소개하자 이 의원이 수첩을 꺼내 적기도 했다. 평생주택 등 주택 공급 관련 대책에 대해 이 지사는 “저의 생각과 거의 유사한 것 같다”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묘한 신경전도 오갔다. 회동 성사 배경을 두고도 양측 입장이 달랐다. 경기도청은 29일 “이 의원 측 요청으로 접견한다”며 기자들에게 공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 의원 측은 “이 지사가 국회 토론회 일정이 있다고 해서 안 보기로 정리가 됐는데 다시 이 지사 측에서 만남을 요청해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도 회동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께서 국회 일정이 있는데 일정을 줄여서 오시겠다고 해서 뵙게 됐다”며 이 지사가 먼저 만남을 제안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김부겸 전 의원이 최근 이 지사를 만나는 등 불거지고 있는 연대론을 의식해 회동을 가졌다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도 “경기도의회를 방문하는데 이 지사를 뵙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