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비싼 걸로, 난 가성비… 코로나로 식생활 소비 ‘양극화’

입력 2020-07-30 00:20
이마트24가 쟈뎅과 공동기획해 ‘가성비’를 내세워 출시한 1ℓ 파우치 커피 2종. 이마트24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식생활 소비 패턴에도 ‘양극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어려워진 재정 상황으로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형태가 정착되고 있는 한편에선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프리미엄’ 식재료와 제품을 찾는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형&저가형 제품으로의 소비 양극화’가 코로나19 이후 식생활 변화 및 하반기 예상 트렌드의 키워드로 꼽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외식 대신 집밥을 먹는 사람이 늘었는데 그 양상이 두 가지로 나타난다”며 “경제 상황을 고려해 아예 저렴한 제품을 찾거나 건강을 고려해 프리미엄형 제품이나 식재료를 찾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식품 및 유통업계에서도 프리미엄형 제품과 가성비형 제품이 모두 출시되면서 양분된 소비자들을 각각 다르게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인 가성비형 제품으로 꼽히는 3900원, 4900원짜리 와인과 1ℓ짜리 대용량 커피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높은 판매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는 4900원 와인으로 유명한 ‘도스코파스’가 지난해 8월 첫 출시 이후 1년 만에 200만병을 돌파해 30일부터는 후속작인 ‘도스코파스 리제르바’를 89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도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의 디저트를 찾는 현상에 주목해 ‘삼구팔공 케이크’를 출시하기도 했다. 3980원이라는 낮은 가격에 넉넉한 양으로 여러 번 먹을 수 있도록 구성한 가성비 디저트 케이크를 내놓은 것이다.

반면 제대로 건강을 챙기자는 소비자들의 심리에 맞춘 프리미엄형 제품들도 속속 출시됐다. 현대그린푸드는 캠핑용 프리미엄 밀키트 브랜드 ‘캠밀’을 론칭하고 채끝 세트와 돈목살 세트를 내놨다. 각 세트의 가격은 8만9000원과 7만2000원으로, 일반적인 밀키트 가격대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또 여름철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유통업계는 프리미엄 보양식 재료를 내놨는데, 소비자들은 여기에도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6~12일간 바닷가재·랍스터와 같은 프리미엄 갑각류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5%나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올 4~5월간 프리미엄 보양식 매출이 장어 118.4%, 전복 40.6%로 높게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자 건강을 챙기며 제대로 된 한끼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업계도 이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 넘어가 버린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신선 식재료’를 앞다퉈 내놓은 것도 프리미엄 트렌드 강화에 한몫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