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감사원장에 “탄핵감… 팔짱 끼지 말라” 파상 공세

입력 2020-07-30 04:02
최재형 감사원장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여당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법사위는 미래통합당 의원들 불참 속에 진행됐다.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최 원장을 탄핵감이라고 몰아붙이거나 팔짱을 끼고 있는 최 원장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2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 원장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최 원장이 지난 4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직권심문 과정에서 ‘대선에서 41%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감사위원에 추천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신동근 의원은 41% 발언에 대해 “대선 불복이나 다름없는 반헌법적인 발상”이라고 몰아붙였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최 원장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지금 팔짱을 끼고 답변하나”고 지적했다.

소병철 의원은 “법사위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감사원장을 상대로 질문하는 게 맞는 것인지, 원장으로서 적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송기헌 의원은 “원장이 원전에 관한 상당한 입장을 가졌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총선을 앞두고 연속해서 감사위원회를 열었던 것이나, 한쪽으로 치우친 발언을 했다는 전언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원장의 공정성이 상당 부분 흔들려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최 원장의 친인척이 보수 언론사와 원자력 연구소에 근무 중인 사실을 거론하며 “이 부분이 탄핵까지 이를 사안인지 국민이 판단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연이은 지적에 “의도와 관계없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됐다는 점에 대해 발언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면서도 “말하고자 했던 전체적인 취지에 유념해 달라”고 말했다.

‘41% 지지’ 발언에 대해서는 “(당시 백 전 장관이)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은 사안이라고 말씀했고, (저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41%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국민의 대다수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며 “대통령의 득표율을 들어서 국정과제의 정당성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감사위원 추천을 두고는 “임명권자와 협의해서 결정하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다.

심희정 김용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