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팀장과 한동훈 검사장 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막장 드라마가 연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29일 오전 10시30분쯤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압수를 시도했다. 당초 한 검사장을 소환해 휴대전화 유심 카드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한 검사장이 소환에 응하지 않아 사무실을 찾아가 집행했다.
상황은 한 검사장이 변호인을 부르기 위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현장을 지휘하던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비밀번호를 풀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몸을 날려 제지하려 했고, 한 검사장이 물리적으로 방해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 검사장은 “공권력을 이용한 독직 폭행”, 수사팀은 “물리적 방해 행위로 인한 폭행”을 주장했다. 한 검사장은 서울고검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정 부장검사는 병원에 입원했다.
동료 검사 등 수사팀원, 법무연수원 직원 등이 목격하는 가운데 사무실에서 벌어진 검찰 고위 간부 간 몸싸움은 너무 민망하고 한심한 작태다. 이번 수사는 처음부터 줄곧 서울중앙지검과 한 검사장·윤석열 검찰총장 간 상호 불신을 심각하게 드러냈다. 윤 총장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수사팀 반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한 검사장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요청 등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블랙코미디가 이어졌고 국민은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심의위가 지난 24일 수사 중단을 권고한 지 불과 5일 만에 압수수색을 강행한 수사팀이 무리한 측면이 있다. 그동안 휴대전화 포렌식도 착수하지 못했고, 한 검사장이 소환 자체에 불응해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명분이 떨어진다. 한 검사장도 압수수색에 순순히 응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일반인의 경우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면 사실상 무장해제를 당하고 휴대전화 등 일체의 압수 상황에 전혀 저항하지 못한다. 민낯이 다 드러난 검찰은 더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설] ‘검·언 유착’ 수사팀장과 한동훈 몸싸움은 막장 드라마
입력 2020-07-30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