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사 2:4)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평화를 바랐던 이사야 선지자의 외침을 한반도에서 재현하자는 제안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사진)에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전쟁 무기로 제작된 평화와 통일의 파이프오르간 설치’라는 제목의 청원은 전쟁 때 사용했던 무기를 활용해 파이프 오르간을 만들어 DMZ에 설치한 뒤 평화 음악회를 열자는 취지다.
청원인은 “전쟁도 평화도 승리도 없는 정전 체제가 67년째 계속되고 있다”면서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2023년에 전쟁 때 사용한 무기로 파이프오르간을 제작해 DMZ에서 연주하자”고 했다. 이어 “정부가 여기에 필요한 행정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행정지원은 파이프오르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전쟁 무기 제공을 말한다.
청원인은 송길원(하이패밀리 대표) 목사다. 송 목사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쟁 무기를 가지고 파이프오르간을 만들어 DMZ에서 연주할 수 있다면 이보다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파이프오르간은 홍성훈 마이스터가 제작한다. 홍 마이스터는 “정부가 전쟁 때 사용한 무기만 제공해 준다면 파이프오르간 제작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기술적으로 까다롭지만, 무기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린 대형 파이프오르간을 제작해 평화를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