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북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 김모(24)씨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 일대 철책 아래 배수로를 통해 강을 건너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배수로에서는 김씨가 월북 과정에서 사용한 가방이 발견돼 군경이 정밀 조사하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인원이 월북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를 강화도 일대에서 특정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2017년 ‘수영 귀순’ 당시 활용한 인천 강화군 교동도가 아닌 다른 루트로 월북했다는 뜻이다. 군 당국은 앞서 김씨의 월북 경로로 교동도와 경기도 김포 등을 지목한 바 있다.
김씨는 월곳리 일대 철책 아래 배수로를 이용해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 월곳리는 가장 가까운 북한 해안과 직선거리로 대략 2.5∼3㎞ 떨어져 있다. 합참 관계자는 “(김씨가) 통과한 지점은 철책이 아닌 (철책 아래) 배수로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군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감시 사각지대인 배수로를 노렸다는 것이다.
철책에는 CCTV와 열상감시장비(TOD) 등이 설치돼 있어 감시가 삼엄하지만 배수로는 그렇지 않아 상대적으로 감시 사각지대에 속한다. 해당 배수로는 강 하구로 곧장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배수로를 통해 탈출한 김씨는 3㎞ 정도를 헤엄쳐 월북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배수로에서는 김씨의 가방도 발견돼 배수로를 통한 월북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경찰에 따르면 이 가방에는 480만원을 달러로 환전한 내역이 담긴 영수증과 물안경, 옷 등이 있었다. 경찰이 마지막으로 파악한 김씨의 위치도 월곳리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18일 새벽 2시20분쯤 택시를 타고 월곳리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거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월북자가 개성에서 발견됐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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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