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당 1대’ 중국 CCTV 압도적 1위, 수상하다 수상해

입력 2020-07-28 04:07
사진=AP뉴시스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설치된 7억7000만대의 CCTV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CCTV가 많이 설치된 상위 20개 도시 중 18곳이 중국 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의 보안업체 컴페리텍은 이런 분석이 담긴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CCTV 설치 대수가 가장 많은 도시는 중국 베이징(115만대)과 상하이(100만대)로 파악됐다. 각각 인구 1000명당 56대, 37대 수준이다. 인구 400만명의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에는 46만5000대가 설치돼 인구 1000명당 대수(약 120대)로는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글로벌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의 최신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 7억7000만대 CCTV 중 54%에 달하는 4억1580만대가 중국에 있고,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5억4000만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공식 인구가 14억명인 점을 감안하면 3명당 한 대꼴이다.

컴페리텍은 세계 150개 도시를 대상으로 정부기관, 공공건물, 대중교통 등에 설치된 카메라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이 설치한 CCTV가 일부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중국 외에 영국과 인도의 일부 도시에서도 수많은 카메라에 둘러싸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CCTV 설치 상위 20개 도시 중 영국 런던(3위), 인도 하이데라바드(16위)가 포함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서울이 인구 1000명당 4.1대로 54위, 부산이 0.23대로 106위에 올랐다.

중국 당국은 공공안전, 범죄예방 등을 CCTV 설치 명분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안면인식 기술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CCTV 운영과 범죄지수와는 상관 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컨대 중국 내에서 베이징의 범죄지수는 CCTV가 더 적은 칭다오보다 높게 나타났다. 감시카메라가 많다고 범죄 발생 건수가 줄어드는 연관성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홍콩중문대 중국연구센터의 세버린 아르센 교수는 SCMP에 “사람의 신원을 식별하는 기술은 범죄자뿐 아니라 반체제 인사, 소수민족을 목표로 삼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자치구 등에서 CCTV가 주민 감시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