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서도 밀리는 트럼프… 코로나로 침몰하나

입력 2020-07-28 04:06

미국 대선을 100일 앞둔 26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얼굴)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계속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코로나19 대처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AP통신과 여론조사기관 NORC가 지난 16~20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32%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AP와 NORC가 지난 3월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조사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여기에다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이 또한 최저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8%에 그쳤다.

AP통신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미국의 방향에 대한 지지가 기록적으로 낮으며 트럼프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침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BS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21~24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 추세가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는 응답은 42%, ‘잘못했다’는 대답은 58%로 집계됐다.

접전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약세가 확인되고 있다. CNN과 CBS가 각각 실시한 미시간·플로리다·애리조나·오하이오 등 4개 주 격전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3승 1패를 거뒀다. 이들 4개 주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승리를 챙긴 지역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시간주, 플로리다주, 애리조나주를 대상으로 실시된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 공동 조사에서 모두 승리했다. 바이든은 미시간주에서 52%(트럼프 40%), 플로리다주에서 51%(트럼프 46%), 애리조나주에서 49%(트럼프 45%)를 얻었다.

CBS와 유고브는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48%의 지지율을 얻으며 42%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을 제쳤다. 다만 오하이오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46%를 얻으며 45%의 바이든 전 부통령을 미세하게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밀리긴 하지만 승부를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코로나19로 초래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낫다고 보는 여론이 더 높게 나타난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CBS의 미시간주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해선 트럼프의 정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47%로 나왔다. ‘바이든 정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45%였다. 오하이오주 조사에선 유권자들의 50%가 트럼프 정책을, 42%가 바이든 정책을 지지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면서 백악관과 트럼프 캠프는 ‘패닉’에 빠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이 재선 전략을 코로나19 대응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급선회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