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국제꽃박람회’는 명실상부 세계 꽃들의 축제다. 1997년 시작돼 2019년까지 13회에 걸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4년 만에 처음 계획했던 날짜에 개최하지 못했다. 고양시는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화훼 농가를 돕고 꽃 소비를 활성화 하기위해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준수하며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11일까지 ‘고양가을꽃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고양국제꽃박람회는 대한민국 최초의 화훼전문박람회로 매년 5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람객이 방문하고, 1500억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10년 연속 산업통상자원부 ‘국제인증’ 박람회 선정, 국내 전시회 개최지원사업 중 ‘유망전시회’ 선정,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수상 등 많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박동길 제8대 고양국제꽃박람회 대표가 선임돼 보다 성공적인 ‘2020고양국제꽃박람회’ 개최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
당초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는 ‘2020고양국제꽃박람회’를 올해 4월 원당화훼단지와 일산호수공원에서 동시에 개최해 화훼농가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축제를 만들려고 계획했다. 일산호수공원에서는 꽃 문화 축제, 화훼단지에서는 화훼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축제 콘텐츠를 대폭 확대해 각기 다른 매력의 꽃 축제로 개최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고양국제꽃박람회는 ‘2019고양국제꽃박람회’ 대비 4배가량의 튤립 총 58만개를 일산호수공원(28만개)과 원당화훼단지(30만개)에 심었다. 또 꽃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화훼 생산 현장을 탐방할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 꽃다발 만들기 등 화훼 체험, 도시농업 체험 프로그램 운영과 스탬프 투어 이벤트 등 다양한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도 계획했다.
특히 박람회에서는 처음으로 원당화훼단지 5개 구역 3500㎡ 면적에 튤립 꽃길을 만들어 축제의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도 세웠다. 국제 박람회 위상에 걸맞는 화훼 우수 국가와 해외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화훼원예무역박람회’와 ‘알스미어화훼무역박람회’를 참관하기도 했다. 두 박람회는 전 세계 화훼인들이 참가하여 최신 화훼 정보를 교류하고 신품종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화훼 박람회다. 재단은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페루 대만 에티오피아의 참가 확정, 일본 이스라엘 태국 등의 긍정적인 참가 의사를 받아냈다.
재단은 올해 2월 코로나19가 무섭게 퍼지자 박람회가 계획된 4월에는 도저히 개최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오는 9월로 연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기세가 보이지 않자 지난 6월 결국 취소를 결정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네덜란드 콜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등 참가국들과 ‘아시아화훼박람회개최기구연합’ 13개 회원국의 참가 포기가 속출했고, 해외 바이, 저명인사의 방문 기피 현상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단은 꽃 소비 활성화 및 화훼 농가 돕기 캠페인을 위해 오는 9월 일산호수공원과 원당화훼단지 일원에서 무료로 ‘고양가을꽃축제’를 열기로 했다. 고양가을꽃축제는 2011년 시작해 올해 10번째를 맞는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기존 대형 꽃 조형물 전시 및 이벤트 중심으로 펼쳐진 축제성 행사를 지양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준수하며 화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일산호수공원은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가을꽃으로 연출된다. 고양꽃전시관 화단에는 백합 1만3000개를 이미 심었다. 이번에 식재된 백합은 강한 향기가 특징인 오리엔탈 계열의 잠베시, 비비아나 등 9종이다. 가을꽃축제에 백합이 선보이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코스모스, 백일홍, 천일홍 등 아름다운 가을꽃 화단과 가을 대표 꽃인 국화 작품 전시도 진행된다. 선인장, 분화 등 고양 화훼 생산자 단체 정원과 수국 포토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고양시민정원’도 마련된다.
고양꽃전시관 실내에서는 고양시 화훼 농가가 참여하는 로컬 플라워 판매장과 화훼 체험장이 운영된다. 2m 이상의 간격을 두고 품목별 화훼 판매를 하고, 모든 입장객 발열 체크, QR코드 방문자 관리 시스템 운영 등 철저한 방역과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준수하며 추진할 계획이다.
꽃전시관에 새롭게 조성된 플라워 북카페에서는 플라워 원데이 클래스, 독서 관련 이벤트 등 방역 지침을 지키며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원당화훼단지 일원에도 가을 꽃밭이 조성된다. 원당화훼단지 내 유휴부지, 공릉천 산책로가 왜성해바라기, 코스모스, 황화코스모스 등이 활짝 핀 걷고 싶은 꽃길로 변신한다.
고양국제꽃박람회 재단 관계자는 “이번 고양가을꽃축제는 시민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꽃 문화 행사이자 화훼 소비 촉진을 통해 화훼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힐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잘 계획하겠다”고 밝혔다.
▒ 박동길 고양국제꽃박람회 대표
“화훼 농가엔 희망을, 시민들에겐 힐링과 위안을 드리고 싶다”
“침체된 화훼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힘든 시기를 보낸 시민들이 꽃으로 진정한 힐링과 위안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박동길(사진)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대표는 2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2020고양국제꽃박람회’를 개최하지 못해 시민들과 화훼 농가들의 아쉬움이 크다”며 “‘고양가을꽃축제’를 내실 있게 열어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화훼 농가와 시민들 모두 만족하는 행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2020고양국제꽃박람회’가 취소되는 과정에서도, ‘고양가을꽃축제’를 추진해 가을 축제에서 처음으로 백합을 선보이는 등 성공적인 축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히 ‘고양가을꽃축제’에 이어 내년 ‘2021고양국제꽃박람회’는 코로나19 종료와 지속을 가정해 투 트랙으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내년에는 꽃박람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 되는 행사,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고민 중”이라며 “코로나19 종료 시 ‘2021고양국제꽃박람회’로, 코로나19 지속 시 ‘고양 화훼 비즈니스 박람회’로 전환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번 꽃박람회 취소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 농가를 위해 연중 꽃 소비 활성화, 꽃 문화 확산을 위한 사업을 확대하고 시민의 힐링을 위한 공간을 마련에도 힘썼다.
그는 “올해 처음 드라이브스루 플라워마켓, 플라워 팝업 스토어를 추진해 호평을 받았다”며 “이를 정기적으로 확대 운영하고, 폐화분 수거 사업과 꽃 도시 만들기 등에 시민들의 참여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일산호수공원 고양꽃전시관에 책과 꽃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민 휴게 공간 ‘플라워 북카페’를 개관했다. 북카페에서는 다양한 화훼 관련 강좌에 참여할 수 있으며, 언제든지 싱싱한 꽃을 살 수 있다. 독서토론회, 북콘서트, 원데이클래스 등 꽃과 책 관련 행사도 개최된다.
박 대표는 “북카페를 일산호수공원의 새로운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재단을 내실 있고 화훼 농가와 시민에게 신뢰받는 탄탄한 조직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