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내면에는 바깥을 바라보는 다섯 개의 창문인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五感)이 있습니다. 직감(直感)을 더해 육감(六感)이라고도 합니다. 여기에 ‘해석’이라는 새로운 감각이 들어가면 칠감(七感)이 됩니다. 인간의 모든 스트레스는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됩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욕심내고 미워하고 화를 내고 불안해지는 것은 마음의 문제입니다. 상황에 대한 해석이 잘못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사사시대 에훗은 이 ‘칠감’을 바르게 사용했습니다. 하나님은 없고 자신의 소견만이 옳다고 여기던 당대에 그는 하나님의 소명을 받았습니다. 나라와 생명을 구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에훗은 하나님이 부르셨기에 쓰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은 모압왕 에글론을 18년간 섬기며 고통 속에 있다가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구원자로 에훗을 불러 세웠습니다.
몇 년 전 목사 안수식 자리에서 미소 짓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 여자아이가 제 앞쪽으로 와서 혼잣말하는 겁니다. 아이는 기웃거리더니 ‘어, 엄마가 없네’하며 왔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곤 “아빠, 다 둘러봤는데 엄마가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둘러봤다는 말을 쓰는 아이가 기특했습니다. 그리고는 엄마가 와서 아이를 안았습니다.
저는 여기서 두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우린 하나님을 찾는다 하면서 아이처럼 몇 번 두리번 거리기만 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은 엄마가 아이를 찾는 것처럼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화가 반 고흐의 ‘엉겅퀴 꽃’이란 작품이 있습니다. 길가의 흔한 엉겅퀴이지만 고흐의 손을 만나 놀라운 작품으로 피어났습니다.
우리 역시 엉겅퀴처럼 보잘것없는 존재이지만 인생의 구주이신 예수님이 부르시고 그의 쓰임을 받으면 즉시 놀라운 작품으로 탄생합니다. 우린 모두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존재, 사명을 입은 작품임을 늘 마음에 간직해야겠습니다.
아픔은 기회가 됩니다. 에훗은 왼손잡이입니다. 당시 왼손잡이는 불경한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어느 성경학자는 에훗의 사건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오른손을 못 쓰던 에훗은 자신의 단점 때문에 하나님을 의지했다.그랬더니 주님은 에훗의 오른손이 돼주셨다.”
에훗의 약점이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는 요인이 됐고, 주님께 의탁할 때 하나님은 그의 오른손 돼주셨습니다. 베드로도 불같은 성격이 약점이었지만 이를 깨닫고 주님의 열정적인 제자가 됐습니다. 세리들은 자신들이 죄인이기에 감히 서서 기도하지 못했고 죄인으로서 겸손히 구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아픔과 약점을 강하게 하십니다. 힘들고 아플지라도 다시 일어서십시오. 하나님이 여러분을 사용하실 줄 믿습니다.
에훗은 그가 가진 강점을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해 하나님께 쓰임 받았습니다. 성경은 왼손잡이의 특별함으로 에훗이 에글론을 죽였다고 말합니다. 에훗은 자신이 가진 특징으로 하나님의 사역에 쓰임 받았습니다.
우린 에훗이 자신의 강점을 사사로이 쓰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썼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주님께선 때론 우리가 가진 장점이 우릴 교만하게 만들지 못하도록 그 장점을 앗아가기도 하십니다.교만하지 말고 장점을 겸손히 바르게 사용해야 합니다.
자신의 특별한 강점을 사사로운 유익에 쓰지 않고 하나님을 향해 올바르게 썼던 에훗처럼, 자신에게 주신 강점을 하나님의 사명에, 생명을 살리는 일에 쓴다면, 하나님은 그를 통해 일하실 것이고 복 주시리라 믿습니다.
강현승 목사(서울 주옥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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