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휴스턴 중국총영사관은 미국이 요구한 퇴거 시한에 맞춰 전날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영사관을 폐쇄했다. 총영사관에서는 24일 오후 4시쯤 외교 번호판이 달린 차량 2대를 포함해 총 3대의 흰색 차량이 직원들을 태운 채 빠져나왔다. 이후 대부분 마스크를 쓴 미 국무부 소속 관리들이 총영사관 건물에 도착해 출입문을 열려 했으나 잠겨 있자 오후 4시40분쯤 뒷문을 강제로 열고 진입했다. 휴스턴 경찰은 퇴거 시한을 앞두고 영사관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쳤고, 인근 거리를 폐쇄했다.
미국은 지난 21일 휴스턴 주재 중국총영사관을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로 지목하고 72시간 이내 폐쇄를 요구했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측의 영사관 진입에 대해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은 외교 영사관사이자 중국의 국가 재산”이라며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과 중·미 영사협약에 따라 미국은 어떤 식이든 휴스턴 총영사관 관사를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비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 남부 각 주와 중국 사이의 교류, 협력 수요를 고려해 주미 중국대사관이 휴스턴 총영사관의 업무를 잠시 대행한다”며 “우리는 예전과 같이 휴스턴 총영사관 관할 지역의 각계 인사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조속히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청두 주재 미국총영사관은 중국의 폐쇄 요구에 따라 27일 오전까지 철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청두 영사관에서는 이날 작업자가 크레인에 올라가 미국 휘장을 제거했고, 오후에는 이삿짐 트럭 3대가 영사관 안에 진입했다. 오전에는 청소부들이 건물 안에서 10여개의 대형 쓰레기 봉지를 나르는 모습이 보였고, 영사관 직원이 개인 물품을 챙겨 나오는 모습도 목격됐다.
미국의 중국 총영사관 폐쇄 요청 이후 중국 외교부는 청두 주재 미국총영사관의 설치·운영 허가를 철회하고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단할 것을 미국대사관에 통보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청두 주재 미국총영사관 직원들이 신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쳤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