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가 SK그룹의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SK바이오팜의 성공적 상장에 이어 빌 게이츠(사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지원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6일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해 내년 기업공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투자재원을 확보해 사업을 확장하고 성장을 가속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청와대가 빌 게이츠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에 보낸 서한을 공개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이 민간 분야에선 백신 개발 등에 선두에 서 있다”며 “게이츠 재단이 지원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정부와 게이츠 재단이 공동으로 조성한 라이트 펀드(RIGHT Fund)에 출자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트 펀드는 2018년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목표로 보건복지부, 게이츠 재단, SK바이오사이언스·LG화학·GC녹십자·종근당·제넥신 등 국내 생명과학 기업들이 공동출자해 설립된 민관 비영리 재단이다. 2022년까지 500억원을 지원한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5월 4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지원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합성 항원 백신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항원)를 선별하고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합성하는 백신이다. 부작용이 적고 신속한 개발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후보물질 발현에 성공해 비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9월 중 임상 1상에 진입한다.
최근에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 공급을 위한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AZD1222는 코로나19 백신 중 가장 빨리 임상 3상에 진입한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AZD1222의 원액을 생산하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를 전 세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AZD1222 후보물질을 생산하게 될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공장 L하우스에서는 연간 1억5000만명 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계약 기간은 내년 초까지지만 임상을 마무리하고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내년 초 이후에도 추가 물량 생산을 진행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트라제네카와 AZD1222 백신 국내 도입 검토를 위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전문기업으로 혈액제제 분야를 전문으로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등 자체 개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