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재수술, 경험 많은 의사 통해 받는 게 중요”

입력 2020-07-27 21:16
연세사랑병원 고용곤(오른쪽 첫 번째) 원장이 인공관절 재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무릎 부위 MRI 영상을 보며 설명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제공

퇴행성 관절염으로 65세가 채 안돼 무릎, 엉덩뼈 등에 인공관절을 끼워넣은 사람들은 또 한 번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인공관절의 수명(평균 10~15년)이 근래 10년 정도 길어지긴 했지만 고령화로 기대수명 또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관절 재수술은 전체의 5~10%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인공관절 수술 11만7601건 가운데 34.6%(4만741명)가 69세 이하에 해당됐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대체한 인공관절 연골도 생활하며 점차 마모되고 수명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지면 그동안 잊고 지냈던 무릎 통증이 다시 시작된다. 이때는 인공관절 재치환수술이 필요하다. 재수술을 통해 새 인공관절을 끼워넣으면 20년 정도 더 쓸 수 있다.

문제는 재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대다수가 고령이라는 점이다. 실제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이 2008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인공관절 재수술 환자 809명을 조사한 결과 80세 이상이 16%를 차지했다.

연령이 높으면 대부분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으며 염증 등으로 뼈가 녹아있는(괴사된)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그 만큼 수술 난이도가 높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 때문에 경험 적은 의료진은 인공관절 재수술을 꺼린다.

최근 인공관절 재수술을 권고받은 이모(80)씨는 “대학병원 등 큰 병원을 돌아다녀봐도 나이가 많아 수술 중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면서 수술 보다는 통증 약만 처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중증 질환 위주로 치료하는 상급 의료기관의 경우 상대적으로 입원 기간이 긴 인공관절 재수술을 정책상 꺼리기도 한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27일 “수술이 잘못되면 인공관절 연골 수명도 짧아질 수 있기 때문에 경험 많은 의사를 통해 수술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공관절 재수술은 인공연골이 다 닳아버림, 수술 중 감염 발생, 염증으로 인한 골파괴(뼈 용해)로 삽입물에 문제 생김, 뼈 속에서 인공관절 금속이 움직이는 해리 현상 발생, 외상을 당한 경우 등의 상황에서 필요하다.


감염이나 염증, 인공관절 해리 등은 처음 인공관절 수술이 잘못돼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골 마모는 개인의 관리 부실 탓이 크다. 인공 연골도 강한 하중이 가해지면 점차 닳는다. 이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 환자는 과격한 운동을 삼가고 무릎 등에 외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공관절 재수술 환자는 심한 염증으로 여러 진료과나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내과 등과 협진 체계가 필수다. 또 뼈가 닳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수술인 만큼 일정한 시기를 두고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첫 인공관절 수술보다 섬세한 재활이 필요하므로 전문재활센터를 갖춘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연세사랑병원은 최근 인공관절재치환술센터를 개설하고 진단과 수술, 재활을 한 번에 해결하고 있다. 고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 후 사라졌던 무릎 통증이 몇 년 지나 다시 나타나고 보행이 힘들어지거나 삽입한 인공관절이 불안정하고 느슨해진 느낌이 든다면 정확한 전문의 진단을 받고 인공관절 재수술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