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깜짝 실적… 하반기 ‘반·디 특수’ 이어질까

입력 2020-07-24 04:01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환경은 반도체 업계에 확실한 특수요인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하반기 팬데믹 지속과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주요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스마트폰·메모리 제품 출시와 수요 회복이 이어지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8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9467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4%, 205.3% 늘어난 수치로 시장 전망치를 훌쩍 넘어선 ‘깜짝 실적’이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화상회의 등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 서버용, PC·노트북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적의 일등공신은 역시 D램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부진했던 모바일 메모리 성적을 서버용 D램이 만회했다. 수요가 컸던 데다 공급에 대한 우려로 고객사가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가격 환경도 우호적이었다는 설명이다. D램 전체 출하량은 1분기보다 2% 증가했고, ASP(평균판매가격)는 15% 상승했다. 모바일용 반도체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지만 하반기 스마트폰 수요가 살아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차진석 담당(CFO)은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5G 확산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의 두 자릿수 증가가 예상된다”며 “각국의 IT 육성 정책과 기업들의 클라우드 구축 가속화로 메모리 수요도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고용량 서버용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10나노급 3세대(1Z) 제품 양산도 본격화한다. 또 업계 최초 양산을 내세웠던 128단 낸드플래시 제품은 3분기 말쯤부터 본격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황은 하반기에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2분기 매출 5조3070억원, 영업손실 51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6분기 연속 적자 기록이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한 데다 TV·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다.

3분기부터는 LCD 사업 구조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데다 성수기 효과도 맞물려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발표와 함께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이 지연됐던 중국 광저우 OLED 패널 생산라인이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 대형 OLED 양대 생산거점 체제가 구축됨으로써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대형 OLED 대세화를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