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급반등했는데… 전문가들 “한국 회복세 단정 이르다”

입력 2020-07-24 04:05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성장률(-3.3%)에 대해 “마이너스 예상은 했지만 감소폭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하반기에는 반등이 예상되지만 회복세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이 많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밝힌 “3분기에는 상당부분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다소 온도차가 있다.

주요 국책·민간 경제연구소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성장률 반등의 관건은 대외 여건에 달려 있다고 지목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2분기 실적치가 안 좋으면 연간으로도 안 좋을 수밖에 없다. 기존 예상치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 실장은 다만 “월간지표로 볼 때 내수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한국의 수출 의존도를 감안할 때 문제는 해외 상황인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너무 짙다”고 진단했다.

2분기에 급반등한 중국의 성장률과 함께 ‘2분기 바닥론’ 등을 감안할 때 한국 경제가 3분기부터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의견이 갈린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올해 성장 경로상 2분기가 가장 부진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도 코로나19 확산 진정세와 국내 내수 회복 등을 전제로 ‘하반기 반등론’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저효과 등에 따른 3분기 반등이 예상되지만 연간 성장률을 따질 때 회복세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빠르고 정교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현주 실장은 “거친 형태의 이전(移轉) 지출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정책이 의도한 방향으로 흘러가게끔 정교화된 재정 이전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차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된 35조원은 국내총생산(GDP)의 2.45%를 차지하는 규모”라며 “추경의 파급 효과가 얼마나 빨리 나타나느냐에 따라 성장률의 플러스(+), 마이너스(-)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경엽 실장은 “정부 지출의 확대는 반대로 민간경제 부문의 위축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면서 “단기간 연명에 급급하기보다는 기업의 투자환경을 적극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찬 조민아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