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뚫은 농식품 수출… 상반기 4.4% 늘어

입력 2020-07-24 04:03

최악의 수출 실적 속에서도 농식품 수출만큼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농식품 수출액은 36억784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4.4%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란 수요 위축을 부르는 변수가 농식품에는 되레 호재가 됐다. 특히 면역에 좋은 식품 및 보존 식품 수요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면서 농산물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수출 효자’ 면역 식품으로는 김치가 첫손에 꼽힌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김치 수출액은 지난 1월만 해도 전년보다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치닫기 시작한 2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수출액이 수직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44.3%나 급등했다.

유자차나 인삼도 깜짝 성장세를 보인 면역 식품으로 분류된다. 유자차의 경우 지난 2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2.5% 수출액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6월에는 적게는 15.0%에서 많게는 23.2%까지 매달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삼도 엇비슷하다. 1~2월만 해도 각각 -37.8%, -14.5%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던 수출 실적이 3~6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2~5.9% 수준으로 회복했다. 두 식품 모두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수요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보존식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라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1월만 해도 전년 동월 대비 9.5% 증가했던 라면 수출액은 2~6월 사이 매월 20~30%대 수출 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쌀가공식품도 상종가를 달리는 보존식 중 하나다. 3~6월 쌀가공식품 수출 신장세도 매월 10~20%대를 오갔다. 보존식 중 양념이라 할 수 있는 고추장도 의외의 인기를 구가했다. 2월부터 시작된 수출 급등세는 지난달(전년 동월 대비 27.3%)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코로나19가 확산된 특수한 상황에 ‘맞춤형 수출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9~11월에는 해외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온라인 바이어 상담회를 진행한다. 상반기에 추진하지 못했던 대면 행사 재개도 검토 중이다. 신현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수출이사는 “코로나19로 상반기에 추진하지 못했던 박람회 지원을 비롯해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김치 등 면역 관련 제품 수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