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3.3%를 기록했다. 1분기 -1.3%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애초 정부가 예상했던 -2%대 초중반을 훨씬 밑돌아 충격을 주고 있다.
경제 역성장의 주된 원인은 수출과 투자 감소였다. 수출은 16.6% 줄어 최악의 수준이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2.9%와 1.3% 뒷걸음질쳤다.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주도했던 민간소비는 전국민긴급재난지원금 등의 대규모 재정 투입에 따라 1.4% 증가했다.
문제는 경기 하강의 원인인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고 내수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견인하던 수출은 여전히 전망이 어둡다. 미국과 중남미, 중동과 인도 등은 팬데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우리 수출에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해지는 것도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있다.
충격적인 경제 성적표를 받아든 정부는 사태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정책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세 차례 추경을 비롯해 그간 정부 주도로 이뤄진 지원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내도록 집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한계에 봉착한 기업의 도산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며 고용 불안에 대한 대응도 시급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민간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재정·금융을 통한 대대적인 자금 수혈로는 경제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2분기 성장률이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업들이 스스로 투자에 나서고 위기극복에 앞장설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혁파 등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미래 먹거리 대책으로 내놓은 한국판 뉴딜 정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재의 코로나 진정세를 이어간다면 3분기에는 상당 부분 반등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비상한 결기나 특단의 대책 없이는 희망 사항에 그칠 수 있다.
[사설] 충격적인 -3.3% 경제성장, 하반기도 심상치 않다
입력 2020-07-24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