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여름에 출발해 팀당 60경기씩을 편성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미니 시즌’ 정복자는 어느 팀이 될까.
메이저리그가 24일 오전 8시8분(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워싱턴 내셔널스와 최고 인기 팀인 뉴욕 양키스의 대결로 개막한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당초 예정됐던 지난 3월 27일로부터 4개월을 연기했고, 오는 9월 28일까지 67일간 팀당 60경기씩 모두 900경기를 편성했다. 미국의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와 사무국·구단·선수노조 간 수익 분배의 접점을 오랫동안 찾지 못하면서 규모를 축소했고, 대만(4월 12일)·한국(5월 5일)·일본(6월 19일)보다 개막도 늦었다.
메이저리그는 양대 리그 체제를 출범한 1901년부터 정규리그를 팀당 100경기 밑으로 편성한 적이 없다. 그 이후 가장 적은 경기 수로 치러진 시즌은 선수노조의 파업이 있던 1981년이다. 당시에도 각 팀은 106경기씩을 소화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팀당 두 자릿수 경기를 소화하는 시즌이 됐다.
정규리그에서 선발투수 한 명이 10경기 안팎을 등판할 만큼 경기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라이언 짐머먼(워싱턴), 데이비드 프라이스(LA 다저스), 닉 마케이키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같은 일부 스타플레이어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시즌을 포기한 올 시즌은 평년보다 볼거리가 적을 수밖에 없다.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정규리그의 부족한 경기 수를 만회하기 위해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현행 10개에서 16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규모는 축소됐지만 라인업은 여전히 화려하다. 당장 개막전 선발로 맞대결하는 워싱턴의 맥스 슈어저, 양키스의 게릿 콜만 해도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되는 투수들이다. 슈어저는 지난 시즌 11승 7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하고 워싱턴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끈 베테랑이다. 콜은 워싱턴과 월드시리즈에서 대결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0승 5패 평균자책점 2.50을 작성한 에이스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마운드 싸움이 올 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재현됐다.
워싱턴은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선언적 의미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을 개막전 시구자로 초청했다. 1984년부터 모두 6명의 대통령 밑에서 미국 내 방역 정책을 진두지휘해 오면서 ‘코로나 시대의 영웅’으로 떠오른 파우치 소장은 워싱턴 팬으로 유명하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중요한 임무를 안고 올 시즌을 출발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제1선발인 류현진의 최종 승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불펜으로 ‘빅리그’에 데뷔할 김광현의 선발 전환 여부, 야구인생의 황혼기로 들어선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와 붙박이 1루수를 노리는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의 홈런 경쟁이 주요 관심사다.
류현진은 25일 오전 7시40분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리는 탬파베이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최지만은 3번 타자 겸 1루수로 낙점되면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수 있다. 같은 날 오전 9시15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대결하는 세인트루이스의 홈 개막전에서 김광현은 불펜으로 등판하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데뷔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