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격화되는 미·중 갈등… 최적의 생존전략 모색할 때

입력 2020-07-24 04:05
미·중 관계가 점점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지식재산권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를 명분으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전격 폐쇄한 데 이어 중국 정부도 우한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검토하는 등 보복에 나설 태세다. 양국의 갈등이 무역분쟁에 그치지 않고 외교전으로까지 확전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신경전까지 더해지면서 총만 안 들었다 뿐이지 양국은 사실상 전쟁 중이다.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 여론조사에서 경쟁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필승 전략의 하나가 중국 때리기다. 여론 환경이 불리할수록 트럼프의 대중 압박은 더 거세질 게 확실하다. 미·중 갈등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그렇잖아도 어려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켜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그 불똥이 LG유플러스로 튀었다. 미 국무부 당국자가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에 업체를 바꿀 것을 촉구한 것이다. 애꿎은 LG유플러스가 미·중 싸움에 터진 새우등 신세가 될 처지에 놓였다. 미·이란 갈등에 한·이란 관계도 험악해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65억~90억 달러의 원유수출대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미국의 종’이라고 비난했다. 매우 무례한 외교적 발언이다.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교역상대국이고, 이란 또한 우리의 중요한 건설시장이자 원유 공급처다. 이들 나라와 미국 사이가 좋지 않다고 우리까지 사이가 나빠야 할 이유는 없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외교력이 중요해졌다. 기업의 힘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난제다. 트럼프 행정부에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게 쉽지는 않겠으나 그 어려움 속에서도 최적의 생존전략을 찾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