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함께 산 6개월 ③-2·끝 여러분 덕분, K방역의 주역들] 조한규 부천시청 행정지원 총괄팀장 인터뷰
2월 초 20여명 수준이었던 부천시 자가격리자는 신천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터지면서 300명을 넘겼다. 3월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5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을 거치며 늘어나던 자가격리자는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절정을 이뤘다. 150명이 넘는 확진자가 물류센터에서 발생했고 이에 따른 자가격리자도 하루 최대 1958명에 달했다.
자가격리를 담당하는 조한규(사진) 부천시청 행정지원TF상황실 총괄팀장은 지난 1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등교 개학을 대비해 자가격리자가 2000명까지 생길 상황을 대비하긴 했지만 실제 이런 상황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부천시는 현재 60명의 공무원을 자가격리자 모니터링 전담으로 투입한 상태다.
부천시 최초 자가격리자는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였다. 지난 2월 중국인 부모가 나란히 코로나19로 확진됐고 홀로 음성이었던 아이는 집에서 꼬박 14일을 머물러야 했다. 조 팀장은 “어린아이다 보니 이탈할까 걱정돼 공무원 2명이 24시간 상주했다”며 “당시 아이가 불닭볶음면을 먹고 싶어 해 사다 주곤 했다”며 웃었다.
웃을 일만 있는 건 아니다. 평소 우울증이 심했던 한 자가격리자는 격리 해제 1주일을 앞두고 밤낮은 물론 새벽까지 시도 때도 없이 담당 공무원에게 불평 섞인 전화를 걸었다. 담당 공무원은 잠을 자지 못하면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격리이탈자도 종종 생긴다. 조 팀장은 “일부 철없는 20대들이 스마트폰을 집에 놔두고 꽃구경을 가거나 새벽에 친구를 만나러 공원에 가는 등 이탈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들은 다행히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자칫 지역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지난 14일 0시 기준 부천시 누적 자가격리자 7931명 중 37명이 격리장소를 이탈했고 이 가운데 17명이 경찰에 고발됐다. 부천시는 최근 해외입국자가 급증함에 따라 기존에 4인 1조 3개반 총 12명으로 운영하던 불시단속반을 2인 1조 23개조 총 46명으로 확대했다. 자가격리 이탈에 대한 국민 신고가 강조되면서 시민의 신고로 긴급 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격리이탈자가 속출하자 정부는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감염병예방법이 개정되면서 종전 300만원 이하 벌금이었던 처벌 수위가 지난 5일부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됐다. 그러나 행정기관의 불시점검은 강제력이 없다. 격리 이탈이 의심돼 가택을 확인하려 해도 반드시 경찰을 대동해야 해 긴급한 상황에서 능동적인 대처가 불가능하다.
조 팀장은 “자가격리 불시점검관에 대한 특별사법경찰 지명 등 업무 담당자에게 강제력을 보장함으로써 실질적인 격리 단속 업무를 추진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