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아이가 계단 모서리에 얼굴을 크게 다쳤다. 한 달이 지나도 낫지 않아 병원에 가니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늘 찾아오던 권사님이 어린애에게 어떻게 칼을 대냐며 권유해 작정기도를 했는데 신기하게 혹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백내장 수술을 한 큰아이가 아토피 염증으로 눈이 겉돌아 수술해도 눈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어렵다는 병원 진단을 받았다. 다급한 마음에 신유 은사가 있는 분을 찾아가 기도를 받고 기도원에서 10일간 금식기도를 한 후 조금 회복됐다.
그때부터 문제가 생기면 기도원을 전전했고 이런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긴 남편과 심한 싸움이 시작됐다. 부모의 싸움에 큰 상처를 받은 9살인 둘째가 말도 하지 않고 얼굴은 어두워갔다. 항상 밝던 아이의 변화로 가족 관계도 엉망이 되며 사이좋던 언니와도 10여년간 대화 없이 남처럼 지냈다. 너무 답답해 아이와 내적치유하는 목사님을 찾아갔다. 라이프 스토리를 바탕으로 지도하며 방에 야구 방망이를 두고 힘들게 했던 사람이라 여기고 분노를 터뜨리며 방망이로 베개를 치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벽에 세워 놓고 귀신을 쫒아낸다며 뼈마디를 꾹꾹 눌렀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지막으로 어느 교회에 갔는데 일천번제를 드리고 일만 생기면 금식 작정기도를 하라고 했다. 친구들은 기도원, 신유집회, 내적치유 등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내 믿음을 보고 ‘맹종’이라 했다.
그러다 아랫집 자매의 소개로 둘째를 데리고 한마음교회 여름수련회에 참가했다. 마침 목사님께서 근원적인 죄는 요한복음 16장 9절의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는 것’으로 이것이 우리가 회개해야 할 죄라고 선포하셨다. 그리고 ‘귀신도 하나님을 안다’는 말씀을 하실 때 내 믿음이 귀신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 교회에서 발행한 부활 교재를 읽는데 고린도전서 15장 17절 말씀에 내 시선이 딱 멈췄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요.’ 부활이 없으면 모든 것이 헛되다는 말씀이 선명히 들어오며 지금까지의 내 믿음은 진정한 믿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로마서의 ‘예수님이 죽었다가 살아나신 것은 죽은 자와 산 자의 주가 되려 하심이라’라는 말씀을 보자 ‘난 예수를 믿지 않았어!’라는 말이 바로 튀어나왔다. ‘아! 이거였구나! 예수님을 믿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는 것이구나!’ 내 눈이 한순간에 확 열렸다. 오랫동안 머리에 머물러 있던 부활이 실제가 되는 순간 탄성이 터지며 내가 주인 돼 살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부활로써 모든 것이 한 순간에 풀리자 온 세상은 어둠이고 악한 자 안에 처해 있다는 말씀이 실제적으로 다가오며 그동안의 문제들의 원인을 정확히 알게 됐다.
감사하게도 둘째 아이도 부활의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불편했던 관계가 모두 회복되고 둘째와 내가 기쁨의 교제를 하는 것을 의아하게 바라보던 가족들도 모두 복음으로 변화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언니와 동생들이 서로 서로 챙기고 섬기는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너무 감격스럽다. 가족 모두를 변화시켜 주시고 사명자로 세워주신 주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이영숙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