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아무 목표 없이 느긋하게 살다 주님 사랑 전하는 사명자 돼

입력 2020-07-27 00:02

담임선생님이 부모님께 편지를 쓸 정도로 나는 정말 느긋했다. 학교엔 매일 지각했고 성적이 많이 떨어져도 아무렇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도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마음으로는 ‘난 수능 대박 날 거야’라는 생각을 하며 수능 직전에도 불안하기는커녕 재미있게 TV를 봤다. 돈은 적당히 벌면서 뉴질랜드에서 넓은 초원 위에 예쁜 집을 짓고 마당에는 100마리 정도의 양을 기르며 살겠다는 꿈을 꾸었다.

별 노력이나 걱정 없이 느긋한 마음은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였다. 예배에 대한 간절함이나 사모함 없이 졸기만 했고 예배 후 모두들 간증을 써도 나는 거의 쓰지 않았다. 인생 뭐 별 거 없다며 그냥 그렇게 살았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죽음도 ‘죽을 때가 되니까 죽겠지’ 하며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한 번도 예수님을 전하지 못하는 것은 늘 짐이었다. ‘친한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해서 같이 천국에 가야 하지 않겠니?’ 하는 부모님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왜 나는 전도를 못할까?’ 하는 고민에 대학에 입학하면서 교회생활관에 들어갔다. 언니들이 감격해 강대상에서 간증을 하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심각하게 내 신앙을 점검해 봤다. 오랫동안 교회에 다녔으니 당연히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교회 언니들과 교제를 하는 가운데 내가 복음이 확실하지 않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게 됐다.

그러다 성경학교 캠프에 참가해 성극을 보다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신 것이 바로 나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이라는 말씀을 듣는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내가 주인 돼 살아서 지옥 갈 수밖에 없는 나를 위해 죽고 부활하셔서 그 사랑을 알려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했다. 예수님을 무시하고 내 뜻대로 ‘이 정도면 될 거야. 이렇게 살다가 죽기 전에만 믿으면 되지 뭐.’ 하며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알게 되며 바로 엎드렸다. “하나님, 내 멋대로 살아왔던 것이 다 예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정말 죄송해요. 용서해 주세요.” 눈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내가 살아가야 하는 목적이 보였다.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고 믿지 않는 사람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하는 것이 내 삶의 목적임이 선명해지니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랫동안 다른 사람에게 입을 떼지 못했지만 교회 언니들과 함께 학교에서, 동네 아파트에서도 복음을 전했다. 지식이었던 복음이 실제가 되니 대상을 가릴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은 복음을 받지 못하더라도 더욱 하나님께 의뢰하며 매일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한다. 어느날 택시를 타고 늘 가방에 넣고 다니던 전도지를 드리며 기사님께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십자가 사건과 부활을 전하고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기만 하면 된다니까 아저씨도 기뻐하시며 젊은 사람이 이렇게 전도를 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라는 말을 들을 때 너무 기뻤다.

그저 얼른 취업하고 돈을 버는 게 대학 후의 최종 목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서 어떤 일을 하기를 원하시는지 그것을 의뢰하며 사는 게 최고의 인생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 목표 없이 살던 내가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명자로, 공동체 지체들을 위해 사는 인생으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내 삶을 바꾸어주신 주인 되신 예수님만 바라보며 살아갈 것이다.

홍세연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