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센터, 부동산 사무실에 이어 군부대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번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나이가 많을수록 치명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만큼 노인 관련 시설의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노인 주야간 보호시설인 서울 강서구 ‘강서중앙데이케어센터’와 관련된 첫 환자가 나온 지난 19일부터 22일 정오까지 나흘 만에 15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시설 이용자가 12명 감염됐고, ‘n차 감염’이 시작돼 이용자의 가족 3명이 확진됐다.
강남구 K빌딩의 부동산 관련 회사(유환 DnC)에서도 전날 첫 환자가 나온 후 전파가 빠르게 이뤄져 누적 확진자가 13명까지 늘었다. 부동산 관련 전화 상담이 많은 곳으로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와 같이 코로나19 전파에 취약한 환경이었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군부대에서도 집단감염이 터졌다. 경기도 포천 8사단 육군부대에서 전날 2명의 병사가 코로나19로 확진된 뒤 부대 전수검사에서 이날 11명이 추가됐다. 강남구는 지난 16일 이 부대를 방문했던 병사의 가족 2명(대치동 거주 48세 여성과 51세 남성)도 전날 받은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신규 확진자 0명을 기록했던 광주에선 기존 방문판매모임 집단감염이 배드민턴 동호회를 거치면서 1명의 지역감염자를 새로 양산했다. 강남구 역삼동 V빌딩과 구로구의 한 공인중개사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경기북부(남양주·파주·의정부·고양·양주) 거주자 6명이 이틀 새 한꺼번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부동산 관련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우려가 큰 곳은 단연 노인 관련 시설이다. 22일 0시 기준 사망자 297명의 연령대별 치명률을 보면 30~39세 0.12%, 40~49세 0.16%, 50~59세 0.65%이지만 60~69세 2.28%, 70~79세 9.41%, 80세 이상 25.08%로 급격히 오른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70대 어르신은 10명 중 1명, 80대 어르신은 4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률이 높고 위험한 감염병”이라며 “고령의 어르신을 주로 보호하는 사회복지시설, 요양병원 등의 감염예방조치는 방역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이라크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라크발(發) 해외유입이 급증함에 따라 현지 근로자 297명을 군용기 2대를 통해 귀국시키기로 했다. 이들은 24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입국 후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와도 별도의 임시생활시설에 2주간 격리된다.
이라크에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4개 건설사와 하도급 협력업체 등 한국인 683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14일 전세기로 1차 입국한 근로자 105명 중 이날 0시까지 45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