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규제를 염려해 서둘러 주택을 사들이는 이른바 ‘패닉 바잉’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났다. 6월 한 달간 부동산 시장을 주도해 온 30, 40대의 주택 거래량은 이번에도 큰 폭으로 늘었고 50, 60대까지 나서서 적극적으로 주택을 사들였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50대의 아파트 거래량은 2만679건으로 5월(1만1749건)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60대의 거래량도 6970건에서 1만2254건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50대의 아파트 거래량이 2만건을 넘어선 것은 최근 1년 사이 처음이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이끌어왔던 30대(2만3530건)와 40대(2만7815건)의 아파트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30대는 매달 40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가장 큰손으로 떠올랐다. 그러던 것이 지난달에는 3601건으로 최근 1년 새 40대(3082건)를 가장 큰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10만2482건으로 5월(5만7426건)에 비해 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 상반기 주택 거래량을 모두 합산하면 62만878건으로 31만4108건을 기록했던 지난해의 배를 넘었다.
올해 주택 거래는 아파트 거래량 기준으로 4월 4만8972건으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2·20 대책과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강화 등이 예상되면서 시장이 관망세에 들어간 탓이었다. 하지만 5월부터 거래량이 5만7426건으로 늘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순부터 서울시부동산광장 등에 중간 집계된 거래량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업계에서는 6·17 대책 등 각종 규제가 5월까지 무르익던 거래량 급증 분위기에 불을 댕긴 것으로 평가한다.
분양권 전매도 1만5728건으로 5월(1만715건)에 비해 크게 늘어 최근 1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 5월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로 강화키로 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한 여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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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