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궁극적 목적… 교회 성장 아닌 하나님 나라 확장

입력 2020-07-24 00:07
뉴욕장로교회와 네이버 플러스가 공동으로 지난 2월 미국 뉴저지 수양관에서 개최한 히스패닉수양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미셔널 처치를 꿈꾸는 교회, 미셔널 라이프를 사는 성도는 교회의 연합과 초교파적 협력을 이룬다. 그들은 선교의 주체가 하나님이시며,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부르심을 받아 쓰임 받는 도구인 것을 깨닫고 고백하기 때문이다.

밀프레드 미내트레아 목사는 ‘미국의 감자탕 교회들’에서 미셔널 처치가 다음 네 가지를 의도적으로 추구한다고 말한다.

“미셔널 처치는 하나님 나라의 시민을 세우는 것을 추구한다. 미셔널 처치는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것을 추구한다. 미셔널 처치는 하나님 나라 안에서 경쟁이 아니라 서로 협력한다. 미셔널 처치는 공동의 대적을 대항하여 싸운다.”

지금까지 수차례 소개한 미국 뉴저지 지역 섬김 사역은 대부분의 교회와 성도의 초교파적 연합으로 이뤄진 것이다. 개교회보다 하나님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인근 교회와 성도들이 선교적 마인드를 갖고, 연합하고 동역해서 펼치는 사역이다. 네이버 플러스, 맘스미션, 뉴저지실버선교회, 러브뉴저지 등은 이 지역 섬김 사역을 위한 플랫폼이 되고 있다.

그 좋은 예가 히스패닉 노숙인을 위한 사역이다. 이 사역은 히스패닉 노숙인 형제들을 특별한 관심과 사랑으로 섬기기 시작한 몇몇 성도들에 의해 시작됐다. 사역 소문을 듣고 동참한 성도와 교회가 하나둘 더해지면서 더 풍성한 사역으로 확장됐다. 이들 모두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선교적 마인드를 갖고 자원해서 섬기는 사람들이다.

굶주린 그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필요한 옷이나 따뜻한 담요를 나눠 주면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전했다. 그러던 중 이 사역은 또 다른 차원인 노숙인 수련회로 발전했다. 20~30명의 노숙인과 함께 수양관에서 2~3일간 수련회를 갖는 것은 결코 쉬운 사역이 아니다.

‘코비드-19 사랑의 한 끼’ 봉사에 참여한 청소년이 봉사 후 기도하는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수련회를 개최했고, 참석했던 히스패닉 형제들이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맛보며 복음으로 변화되는 귀한 열매도 맺었다. 여러 교회와 성도들이 같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연합해 섬겼기 때문이다.

뉴욕장로교회, 뉴저지초대교회, 뉴저지양지교회, 필그림선교교회 등은 서로 교단은 다르다. 하지만 기도와 물질, 시설 제공과 자원봉사로 꾸준히 섬겼다.

함께해 더 풍성한 사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름답게 펼쳐졌다. 지난 4월 중순,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두가 어려워진 가운데 더 어려운 뉴욕과 뉴저지의 이웃을 섬기려는 R 형제와 그의 친구 S 형제가 ‘Covid-19 사랑의 한 끼’ 사역을 시작했다.

이 귀한 사역에는 뉴저지초대교회의 여러 가정과 성도, 담임인 박형은 목사님도 참여해서 기도와 물질로 지원했다. 이들은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고 물, 간식거리, 마스크 및 전도지를 담은 사랑의 양식 봉지를 준비해서 매주 뉴욕과 뉴저지의 노숙인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3주째가 되면서 네이버 플러스와 필그림선교교회의 성도들도 함께했다. 총 12주 동안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이틀에 걸쳐 사랑의 양식 봉지 1000여개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성인뿐 아니라 어린 학생까지 헌금과 물품기부, 기도와 자원봉사로 열심히 연합해 섬겼다. 이 모습은 어느 개인이나 개교회를 위함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영광을 위해 연합하고 동역하는 미셔널 처치의 모습이다.

섬김의 궁극적인 관심은 개교회 성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분명히 알아야 우리는 교단과 개교회주의를 초월해 연합하고 협력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각 교회와 성도들에게 주신 은혜와 은사, 물적·인적 자원이 개교회 성장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는 같은 목적을 위해 쓰일 때, 보다 영원한 가치와 열매를 위한 연합과 협력이 이뤄진다.

몸담고 섬기는 교회나 교단이 다르고, 각자 받은 은사와 소명이 다양하지만 미셔널 처치를 꿈꾸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서로 연합하고 동역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그런즉 아볼로는 무엇이며 바울은 무엇이냐. 그들은 주께서 각각 주신 대로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한 사역자들이니라.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고전 3:5~7)

양춘길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