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신규 폴더블폰 출시 계획과 함께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PI)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투명 PI 수요도 늘 것이라는 기대다.
투명 PI는 몇 번을 접고 말아도 자국이 남지 않는 차세대 플라스틱 소재다. 잘 깨지지 않고 가공이 쉽다는 게 장점이다. 롤러블 TV, 폴더블폰 등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유리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화웨이의 메이트X, 모토로라의 레이저 폴더블 등에 투명 PI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C 등이 양산 설비를 갖추고 투명 PI를 생산 중이다. 가장 먼저 양산 설비를 갖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경북 구미에서 연간 100만㎡의 투명 PI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5.5~7인치 액정의 폴더블폰을 2500만~3000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전문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의 공급사로 선정돼 지난 19일 충북 증평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SKC도 충북 진천에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유사한 규모의 설비를 갖추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각 사는 시장 선점을 위해 제품명을 특허 출원하는 등 브랜드 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 PI의 ‘무색’을 강조하는 CPI(Colorless PI)를 제품명으로 정했다. SKC도 투명함을 강조하는 TPI(Transparent PI)를 내세웠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PI의 유연함을 강조하는 FCW(Flexible Cover Window)를 브랜드로 선정했다. 투명 PI 시장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폴더블폰 수요 증가를 시작으로 롤러블 TV, 웨어러블 기기 등 경량화와 유연화가 필요한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을 1360만대, 내년 3040만대, 2022년 501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22일 “스마트폰, 모니터, TV 등 디스플레이를 말고 접는 시대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