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재정 10% 늘어… 예수 제자화, 팬데믹도 못 막죠”

입력 2020-07-23 00:07
박영 예수마을셀교회 목사가 22일 경기도 수원 교회에서 코로나19 사태 속 제자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 보세요. 105명의 리더들이 초신자를 일대일로 만나 양육했다는 카카오톡 보고가 매일 올라옵니다. 지난주는 새가족이 57명 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재정이 10%가량 늘었어요. 코로나 팬데믹은 제자훈련에 걸림돌이 되지 않아요.”

박영 예수마을셀교회 목사가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며 말했다. 박 목사는 2003년 셀교회를 지향하며 국어 교사직을 던지고 가정교회를 개척한 후 7년 만에 예배당을 신축할 정도로 역동적인 목회를 해왔다. 지금은 매년 ‘국제 셀교회 콘퍼런스’를 개최할 정도로 사역 규모가 커졌다. 22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교회에서 박 목사를 만났다.

-코로나19 사태 속 제자훈련이 가능한가.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키면서 한다. ‘셀그룹 제자양육’(기초용)을 사용하는데, 교재만 있으면 비신자든 낙심자든 복음을 전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제자훈련을 하는 교회에 기회다. 비대면 문화를 잘 활용해 제자훈련 교재를 미리 보내고 영상통화로 양육할 수 있다.”

-‘되는 목회’의 비결은.

“교직 생활을 21년간 했다. 평상시에도 학생에게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가르쳤다. 신우회를 조직하고 제자양육을 했다. 목회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평소 삶 속에서 제자훈련을 실천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이런 경험 없이 신학교에 진학한 뒤 목회현장에 나오면 버벅댈 수밖에 없다.”

-교회마다 ‘예수 제자를 만드는 교회’라는 표어가 붙어있다.

“목회자가 진짜 제자훈련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목회자 자신부터 제자가 아닌데, 제자를 만들려고 하니 ‘짝퉁’이 나온다. 목회자가 먼저 복음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라는 터 위(고전 3:11)에 제자를 세워야 한다.”

-제자훈련을 위한 목회자의 핵심 원칙은.

“첫째, 목회자 자신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에 사로잡혀 있어야 한다. 둘째,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과 목회 열정이 있어야 한다. 셋째, 교회 안에 제자를 키워낼 목회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목회자 중에 열정은 있지만 의외로 성령체험을 못 한 분들이 있다. 시스템마저 없으니 예수 제자라는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없다.”

-많은 목회자가 제자훈련을 하다가 중도에 포기한다.

“목회자를 대상으로 셀목회 집중심화 과정을 하면 두 부류로 나뉜다. 의욕적으로 해보겠다는 목회자와 패배의식에 빠져 자기판단이 강한 목회자다. 자기판단과 고집이 센 목회자는 자기 경험과 논리에 함몰돼 마음 문을 열지 않는다. 제자훈련은 정말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자세로 배워야 한다.”

-제자훈련보다 교인을 관리하는 ‘관리목회’에 치중하는 교회가 많다.

“아직도 1980년대 공예배 중심의 패러다임에 머무는 교회가 많다. 그때야 십자가만 세우면 사람들이 몰려왔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셀 리더가 셀원들을 직접 찾아가 말씀으로 훈련해야 한다. 예배에 강력한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있어야 교회에 역동성이 생긴다. 하지만 많은 목회자가 이것저것 해봐도 변하지 않는다는 패배감에 빠져 관리목회를 한다. 교회를 관리구조로 만들면 고령화 등으로 교인이 자연 감소하고 그나마 남은 사람도 ‘종교인’이 된다. 결국, 답은 ‘너희는 가서 제자 삼으라’(마 28:19)는 주님의 명령처럼 성도를 교회 밖으로 나가게 해 제자를 삼도록 해야 한다.”

-많은 목회자가 건강한 목회를 한다고 생각한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 수 있다.(마 12:33) 주중 목회자가 제자 양육에 할애한 시간이 3시간이 채 안 된다면, 교회 안에 훈련시스템이 없다면, 제자훈련을 해도 수료자의 3분의 1이 평신도 리더로 세워지지 않는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목회자의 목회 비전에 평생 함께할 성도가 한 명도 없다면 건강한 목회라고 말할 수 없다. 무엇보다 목회자가 제자훈련의 깊은 감격을 맛보지 못했다면 목회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얼마나 훈련해야 평신도들이 자리를 잡나.

“많은 목회자가 성도의 빠른 변화를 바란다. 그러다 3년 정도 해보고 실망한다. 예수님을 한번 생각해보라. 열두 제자를 3년 반이나 가르치셨다. 그렇다면 우리는 2~5배 공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최소 7~15년은 한 영혼을 집중해 세워야 한다.”

지난해 1월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개최한 제33차 리더수양회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박영 목사.

-교회의 셀교육 시스템을 말해달라.

“전도가 되면 ‘셀그룹 제자양육’을 7주간 하고 이후 ‘셀그룹 제자양육’(10주)을 한다. 그다음에 ‘해피브릿지’(7주)라고 알파 코스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1박 2일 행복치유 수양회에 참석한다. 이후 ‘믿음의 삶’(12주) ‘제자의 삶’(12주) 훈련 후 1박 2일 리더수양회를 갖는다. 그리고 ‘리더의 삶’ 12주 교육을 받으면 리더가 된다. 셀리더로 검증을 받고 목회 소명이 있는 경우엔 신학교 과정인 ‘국제사역자훈련원’에 들어간다. 우리 교회는 부교역자를 외부에서 채용하지 않는다.”

-도와달라는 목회자들이 많을 것 같다.

“국내 35개 교회, 해외 15개 교회 목회자로 구성된 셀목회 형제교회 네트워크가 있는데, 매달 한 번씩 모여서 셀그룹의 원리와 목회시스템을 전수한다. 이들 교회를 돕기 위해 ‘헤븐 컴퍼니’라는 NGO도 만들었다. 겸손하게 배우려는 분들에겐 훈련의 문이 열려있다.”

수원=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