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줄인 ‘상하이 롤드컵’마저… 코로나에 발목 잡히나” 업계 촉각

입력 2020-07-24 06:01
지난해 11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르코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2019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현장 풍경. 중국 프로게임단 펀플러스 피닉스가 유럽 G2 e스포츠를 꺾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국제 대회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의 올해 개최 여부를 놓고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롤드컵은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다. 롤드컵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올림픽, 월드컵과 같이 기성 스포츠의 메가 이벤트와 비슷한 인기를 누린다. 지난해 대회 결승전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4400만명에 달했다.

LoL의 종목사인 라이엇 게임즈는 2011년부터 매해 10월쯤 유럽, 미국, 중국 등의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롤드컵을 개최해왔다. 지난해에는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프랑스 파리의 경기장 및 다목적시설을 대관해 대회를 진행했다. 2018년에는 한국을 개최지로 낙점해 서울, 부산, 광주를 밟고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열기도 했다.

대회 10주년을 맞은 올해는 중국에서 롤드컵을 치를 예정이었다. 라이엇 게임즈의 모회사는 중국의 거대기업 텐센트다. 존 니덤 라이엇 게임즈 글로벌 e스포츠 총괄은 “올해 롤드컵은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개최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라이엇 게임즈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e스포츠 전용 경기장에서 대회 규모를 축소해 진행하거나, 호텔 하나를 빌려 경기를 치르는 제한적인 대회 계획을 수립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에서 열릴 예정인 모든 국제 스포츠 행사를 취소하겠다고 공표하면서 불확실해졌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4월에도 ‘미니 롤드컵’으로 불리는 e스포츠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의 파행을 선언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5월로 예정했던 대회 개최를 7월로 미루겠다”고 발표했으나, 코로나19 종식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자 결국 대회를 취소하고 한중대항전인 ‘미드 시즌 컵’을 온라인으로 대체 진행했다. 롤드컵도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결정을 일단 지켜봐야겠지만 불가 방침을 내세우면 대회 파행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롤드컵은 세계 e스포츠 팬들이 기다리는 대회다. 제한적으로 대회를 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윤민섭 이다니엘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