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 달 넘게 이어진 폭우로 붕괴 우려가 제기된 싼샤댐이 수문을 열어 140억㎥에 달하는 물을 흘려보내자 양쯔강 중하류 지역에 홍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싼샤댐은 이번 비로 한때 유량이 초속 6만1000㎥까지 치솟았다가 지금은 4만6000㎥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방류량이 워낙 많아 연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싼샤댐 아래에 위치한 후난성은 전날 기준 601만명이 수해를 입었고 34만7000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밝혔다. 후난성에서는 대형 담수호인 둥팅후 등 63개 지점에서 이미 경계 수위를 넘어선 상태다.
둥팅후로 들어가는 유량은 초당 1만㎥ 이상에 달한다고 한다. 현지 언론은 둥팅후의 현 상황을 ‘물이 위에서 누르고 아래에서 올라오는’(上壓下頂)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안후이성은 양쯔강뿐 아니라 대형 하천인 화이허가 지나 홍수 우려가 더욱 크다. 이 지역에서만 지난 19일 기준 400만명에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하고 66만여명이 긴급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후이성 내 홍수 통제 한계 수위를 넘은 댐만 600곳이 넘는다.
싼샤댐의 방류로 인한 연쇄 홍수 가능성이 커지자 중국 관영매체들은 안정적 관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싼샤댐 관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댐 붕괴 위험 소문은 데이터를 면밀히 모니터링하지 않은 비과학적인 얘기일 뿐 아니라 다른 속셈이 있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인 싼샤댐의 수위는 이달 들어 최고 수위까지 불과 11m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기상청은 22일 새벽 산시·충칭·쓰촨·허난·후베이·안후이·장쑤성 등 일부 지역에 또다시 큰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허난성 중부 등 일부는 100~160㎜의 비가 예보돼 피해가 우려된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