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촌정수장 외 6개 정수장서도 유충 발견

입력 2020-07-22 04:08
전국 각지에서 ‘애벌레 수돗물’ 신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21일 서울 성동구 뚝섬아리수정수센터 활성탄 여과지에 해충 포집기가 설치돼 있다. 윤성호 기자

‘수돗물 유충’ 사태가 발생한 인천 공촌정수장 외에도 전국 6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최근 공촌정수장에 적용된 정수 설비인 활성탄 여과지(활성탄지)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곳을 15∼17일 긴급 점검한 결과 공촌정수장을 포함한 7개 정수장에서 유충과 벌레의 일종인 등각류 등이 일부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공촌정수장 외에 활성탄지에서 유충 등이 발견된 정수장은 인천 부평·경기 화성·김해 삼계·양산 범어·울산 회야·의령 화정정수장이다. 다만 인천 이외 지역은 활성탄지 겉면에서 유충이 발견됐으나 정수장 후단의 배수지나 관로의 끝부분, 수용가(수돗물 사용처)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활성탄지는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이 번식한 장소로 추정된 지점이다. 숯과 비슷한 흑색 다공질 탄소 물질로, 기존 표준정수처리공정으로 제거할 수 없는 미량의 유기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오존과 함께 고도정수처리공정에서 쓰인다.

환경부는 유충 발견 뒤 즉시 활성탄지를 교체하고 세척 또는 오존 주입률을 상향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 환경부는 또 방충망 미설치 등 운영상 문제가 지적된 12개 정수장에 23일까지 보완조치를 완료하고 그 사항을 보고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지역환경청 등이 공동으로 현장 조사한 결과 수돗물 공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아니라고 파악했다. 서울에서 발생한 민원의 경우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며, 배수구 등 외적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에서는 모기·파리 유충이 발견됐으나 하수구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환경부는 생물체가 활성탄지에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방충 관리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 또 활성탄지 사용·관리 지침을 비롯한 ‘고도정수처리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자체 등에 전파하고 전국적인 수돗물 유충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부 내 수돗물 유충 대응 상황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