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수출 지표가 10년 전 수준으로 쪼그라들고 대전지역 전 업종의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위기가 지방을 덮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부산지역 수출실적은 코로나19 여파로 10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21일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산의 수출은 55억2212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8% 급감했다. 상반기 수출액 60억달러 미만은 2010년 58억237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도 하락했다. 올 상반기 국내 총수출 규모는 240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감소했다.
부산의 수출이 전국 대비 8.5%P 더 많이 감소한 것은 부산 수출 상위 10개 품목 중 8개 품목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큰 감소 폭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출 1위 품목인 아연도강판이 11.0% 줄어든 것을 비롯해 원동기 20.2%, 주단강 3.7%, 철강선 19.3%, 항공기 부품 38.8%, 와이어 25.5% 등의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부산 최대 수출품이던 승용차와 자동차부품은 각각 74.1%, 38.8% 하락하며 글로벌 시장 경색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대전은 지역 상권 전체에서 매출액 하락 현상을 보였다. 대전시가 KB신용카드 매출액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업종별 매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지역 내 전체업종의 매출액은 6218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7억원(7.3%)가량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일반음식점 슈퍼마켓 의류 미용 휴게음식점 등 22개 업종의 매출액이 총 681억원 감소했다. 반면 의료기관·제약 및 자동차정비 음·식료품 건축관련업 등 15개 업종은 전년 대비 194억원 늘었다. 매출액 감소는 확진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지난달 15일 이후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자치구별로 동구는 전년 대비 67억원, 중구는 126억원, 서구 176억원, 유성구는 121억원 감소했다. 대덕구는 유일하게 4억8000만원 증가했다.
대전시는 긴급재난생계지원금 소진율, 지역 내 확진자 증가세를 고려하면 이번 달 매출액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장기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특별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울산지역 여행업계와 이벤트 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 울산관광업계 10곳 중 9곳이 휴업 중으로 조사됐다. 울산관광협회에 따르면 영업 중인 회사는 회원사 90여 군데 중 항공권 업무를 대행하는 여행사 3~4곳에 불과하다. 호텔 객실 예약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 70%에서 현재 30% 남짓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울산시 이벤트 업체 130여 곳은 지난 20일 울산시청 야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집회에 참석한 축제 관련 업체 대표는 “지역 축제와 행사를 무조건 취소하면서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돕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차 긴급생계자금 2430억원을 포함한 10조6605억원 규모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2차 생계자금은 코로나19 서민생계지원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지급방법과 절차를 마련해 지급할 계획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