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적과 내통’ 발언에 文 “매우 부적절”

입력 2020-07-21 04:06

문재인 대통령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적과 내통하는 사람”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20일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평소 주 원내대표에 대해 “타협을 중시하는 분”이라고 호평해왔으나 주 원내대표가 국정원장 인사와 관련해 비난 수위를 높이자 단호하게 반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주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을 지적하며 “아무리 야당이라도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는데, 강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옮겼다. 그만큼 문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박 후보자에 대해 “적과 친분관계가 있는 분이 국정원을 맡아서 과연 되는가”라며 “(적과) 내통하는 사람을 임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해당 발언에 화가 났느냐는 질의에 “화가 아니라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평가를 한 것”이라며 “어쨌든 (대통령의) 이 발언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개원 연설 때만 해도 여야 지도부와 환담하는 자리에서 주 원내대표에 대해 “협치, 통합, 타협, 다 중시하는 분”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국정원장 인사 문제를 두고 문 대통령과 주 원내대표가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가 됐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