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재택근무·자율좌석제… 코로나發 유연근무제 확산

입력 2020-07-21 04:01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연한 근무가 대기업의 ‘뉴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마케팅 등 일부 가전사업부 직군의 재택근무 도입을 위해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에 대한 필요성이 내부에서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등을 제외하고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는 마케팅 등 일부 직군에 대한 부분적인 재택근무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또 유연하고 자율적인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20일부터 9월 말까지 한국총괄 B2B영업팀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자율좌석제도 시범 운영한다. 직원들은 매일 자기가 이용할 좌석을 선택해 자유롭게 이용하면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율좌석제 도입으로 수직적 조직문화를 벗어나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만들어지고 자율적인 근무 분위기 속에서 업무 효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등은 코로나19로 장기간 재택근무를 했다. 네이버는 주3일 재택근무를 유지 중이고 SK텔레콤은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추후 유연근무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근로 형태 및 노동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4개사 중 3개사(75.0%)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새로 도입하거나 확대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과반(51.1%)은 코로나19가 진정돼도 유연근무제를 지속·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활용 중인 유연근무제 형태는 재택·원격근무제(26.7%), 시차출퇴근제(19.0%), 탄력적 근로시간제(18.3%), 선택적 근로시간제(15.4%),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8.1%) 순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제를 도입·확대한 대기업의 10개사 가운데 약 6개사(56.7%)는 유연근무제 시행이 업무효율 및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기업은 코로나19가 초래할 가장 큰 노동·고용환경 변화로 비대면·유연근무제 등 근로 형태의 다변화(39.1%)를 꼽았다. 이어 디지털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25.1%), 다양한 근로 형태를 규율하는 노동법제 개편(18.4%), 근로 형태 변화에 따른 평가·보상체계 개선(13.4%) 순으로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평가·보상체계의 중요한 척도로는 개인·집단별 성과 및 업적(35.2%), 담당업무 중요도 및 책임 정도(29.6%), 직무능력의 향상(27.7%), 근속연수, 나이 등 연공서열(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포스트 코로나’ 정책 방향으로는 유연근무제 관련 근로기준법 개선(33.7%), 유연근무제 인프라 구축비 지원(26.8%)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및 재량근로제 대상 업무 확대 등 관련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주화 김성훈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