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들, 영일만항∼울릉 간 여객선 유치 팔 걷어

입력 2020-07-21 04:07

경북 포항시민들이 영일만항과 울릉 간 항로신설과 여객선 유치에 나섰다. 울릉군이 추진하고 있는 포항 구항~울릉 항로 대형선박 유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대안이 될 수 있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흥해 여객선유치위원회’에 따르면 포항 영일만항과 울릉도 간 여객선 운항 요청서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주민 2만281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15일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전달했다(사진).

현재 포항~울릉 간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들은 포항 구항 여객부두 3개 선석을 이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위기에 처한 흥해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영일만항을 기항지로 하는 여객선 유치를 추진 중이다. 여객선 운항을 위해서는 항만기본계획 변경과 선박을 접안할 수 있는 선석확보가 관건이다. 유치위원회는 영일만항 내 어선 정박지를 여객선 부두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어선들이 이용하고 있는 부두와 물양장의 기능만 변경하면 여객선 부두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견해다.

또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고 항만기본계획을 변경하는 조건으로 한정면허를 내주면 선석 문제 등은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해양청 관계자는 “어선 정박지를 여객선 부두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항만기본계획 변경이 필요하다”면서 “종합적으로 검토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일만항을 여객선 부두로 이용하면 항만은 물론 도시의 균형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포항 구항 연안여객선의 정박 선석도 영일만항 개발이 완료되면 옮길 예정이다. 인근에 KTX역과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가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유치위원회 강창호 위원장은 “영일만항을 통해 여객선이 운항하면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흥해지역 경기 활성화와 인구유입은 물론 울릉도 주민들의 불편도 해결될 것”이라며 “주민 2만여명의 기대와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