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發 코로나 전국 퍼졌다… 신규 지역감염 해외유입 앞서

입력 2020-07-20 04:05

지인 간 소모임으로 알려진 서울 관악구 사무실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경기도를 넘어 전북, 광주, 제주 등 전국 곳곳으로 퍼졌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발생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해외유입 확진자를 8일 만에 넘어섰다. 해외유입도 2차 감염이 7건 확인돼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4명이다. 그동안 해외유입 사례가 지역감염을 최대 3배 가까이 웃돌았지만 이날은 지역감염 21명, 해외유입 13명으로 지난 11일 이후 8일 만에 지역감염이 해외유입을 앞섰다.

관악구 사무실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진 게 원인이 됐다. 이날 정오까지 확인된 관악구 사무실 관련 누적 확진자는 서울 12명, 경기 3명, 전북 2명, 제주 4명, 광주 11명까지 32명이다. 사무실 관련 확진자가 지난 10~12일 광주에 머물며 친인척을 만나 코로나19를 전파했고, 또 다른 확진자는 양성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 9~14일 제주를 방문해 가족과 지인 등을 감염시켰다.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인 50대 여성 ‘송파 60번’ 환자가 광주, 전남에서 일으킨 ‘n차 감염’도 확진자 양산에 한몫했다. 이 여성은 지난 10~12일 광주를 방문해 친인척 15명과 세 차례 식사했다. 이로 인해 친인척 9명과 친인척의 직장동료 및 학원 수강생 3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광주시는 송파 60번 환자가 동선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는 등 역학조사에 비협조해 지역 전파를 일으켰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방역망 내에서 관리되므로 추가 전파를 일으키지 않는다던 해외유입도 최근 2차 감염을 7건 일으킨 것으로 나타나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입국 후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가족, 직장동료 등에게 전파하거나 해외유입자와 접촉 후 자가격리 중 발견된 경우다. 이 가운데에는 자가격리를 위반한 사람도 있어 자칫 지역감염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공공도서관과 미술관의 운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총리는 또 다음 달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6월 이후 (수도권 하루 확진자 수가) 최근 1주일 동안은 하루 평균 10명 내외를 유지할 정도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공공도서관과 미술관 등 편의시설 운영을 재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다음 달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조속히 검토할 것을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정 총리는 “심신이 지친 국민과 의료진에게 휴식의 시간을 드리고 내수 회복의 흐름도 이어가기 위해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선 손재호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