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2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청문회 정국이 막을 올린다. 야당은 김 후보자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현미경 검증을 벼르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소 사전 유출, 이 후보자 자녀의 스위스 유학 ‘부모 찬스’ 의혹, 박 후보자가 고액후원자로부터 빌린 뒤 갚지 않은 5000만원의 정체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미래통합당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피소 사전 유출 의혹을 살필 계획이다.
통합당은 김 후보자가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시민사회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고속 승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19일 답변서에서 “최근 경찰청장들의 승진 소요 기간과 견주어 보면 이례적인 고속 승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23일로 예정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아들의 주세법 위반 및 스위스 유학 ‘부모 찬스’ 의혹, 병역면제 경위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태용 통합당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 아들의 불법 주류제조·판매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 아들은 주류판매 사업자등록증 발급(2016년 10월) 이전에 무허가 상태로 주류를 제조·판매해 주세법을 위반했다. 이 후보자 아들의 동업자는 SNS에 ‘우리가 만드는 맥주는 불법’이라는 메시지를 남겨 사전에 탈법을 인지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 후보자는 전화 통화에 응하지 않고,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 후보자 아들은 2013년 경기도 파주 디자인교육기관 타이포그래피배곳(파티)에 입학했고, 이후 파티와 학사·석사과정 편입 협약을 맺은 스위스 바젤의 스위스응용과학예술대학에서 학사과정으로 1년간 유학했다. 파티 이사진엔 이 후보자 부인도 이름을 올렸다. 야당은 스위스 유학 선발 과정에서 ‘부모 찬스’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자 측은 부인의 이사 합류 시점은 아들의 졸업 시점(2017년 2월) 이후인 2017년 4월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선 전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반도 긴장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남북대화와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방향에서 전략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27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 후보자는 고액후원자로부터 5000만원을 빌린 뒤 5년간 이자 1300만원을 포함해 원금을 갚지 않고 있는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자는 2015년 8월 A씨로부터 연 5.56%의 이자를 매월 지급키로 하고 5000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빌렸다. 2016년에는 원금을 갚겠다는 차용증까지 작성했지만 현재까지 갚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합당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철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자 측은 “매년 국회 공보에 채무로 명확히 신고했다”며 다음 달 27일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를 겨냥해 “국정원은 대한민국을 최전선에서 지키는 정보기관인데 내통하는 사람을 임명한 건 그 개념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근거없는 색깔 공세로, 대단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