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샤댐 위험수위… 붕괴설까지 번져

입력 2020-07-20 04:08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싼샤댐이 18일 수문을 개방해 방류하고 있다. 중국에선 지난달부터 양쯔강 유역에 폭우가 이어지면서 싼샤댐 수위가 최고 수위인 175m에 근접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남부지방 창장(長江·양쯔강) 유역에 계속되는 홍수로 싼샤댐 수위가 최고 수위에 근접해 붕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주 양쯔강 유역에 폭우가 이어지면서 후베이성 이창의 싼샤댐 수위가 이날 164m를 기록했다. 싼샤댐의 최고 수위인 175m를 불과 11m 남겨놓고 있다.

싼샤댐의 수위는 이미 지난달 20일 147m까지 올라 홍수 통제 수위를 넘어섰다. 지금은 그때보다 17m나 더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싼샤댐 하류지역의 홍수 피해도 심각해 물을 계속 방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간 수차례 제기됐던 싼샤댐 붕괴설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싼샤댐이 아래쪽으로 밀려난 사진이 온라인에서 다시 나도는가 하면 중국건축과학원 황샤오쿤 교수가 SNS를 통해 “이창 아래 지역 주민은 달아나라”고 했다는 글도 붕괴설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출신 댐 전문가 왕웨이뤄 박사는 “싼샤댐은 지을 때부터 심각한 설계 착오가 있었다”며 “최근 남부지역 폭우와 작은 지진이 잇따라 임계점에 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싼샤댐 측은 성명을 통해 “싼샤댐에 굴곡이 있다는 것은 일부 해외 언론의 진부한 주장”이라며 “댐은 지난 몇 년 동안 뒤틀림이 발생하거나 다른 눈에 띄는 위험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최근 중국 남부지역에 계속되는 폭우로 장시성, 안후이성, 후베이성, 후난성, 충칭시, 구이저우성 등 24개성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433개 하천이 범람했으며 141명이 사망하고 387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홍수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14조원에 달한다.

특히 후베이성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자마자 다시 홍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쯔강 중하류의 지난 10일간 강수량은 평년보다 2~3배로 증가했다. 18일에도 구이저우, 후난, 후베이, 안후이 등에 폭우가 내렸다. 충칭 윈양 지역의 이날 강수량은 375㎜나 됐다. 중국 기상대는 19일에도 안후이 중북부와 후난 동남부, 후베이 동부 등에 큰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