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이 공촌정수장에 이어 부평정수장에서도 발견됐다. 지난 9일 시작된 ‘애벌레 수돗물’ 사태는 서구와 부평구를 넘어 인천 전역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그런데도 인천시와 상수도 당국은 아직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은 부평권역 배수지와 부평정수장에서 깔따구의 죽은 유충 추정 물체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부평구 등에서 유충 민원이 증가함에 따라 부평정수장과 부평정수장 수계의 배수지 4곳, 소화전 26곳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왔다.
이 과정에서 부평권역 배수지 3곳과 부평정수장에서 죽은 깔따구 유충 추정 물체가 발견돼 합동정밀조사단에 분석을 의뢰했다. 부평정수장에서는 두 차례의 조사에서 유충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배수지에서 유충 추정 물체가 확인된 이후 실시한 추가 정밀조사에서 죽은 물체가 발견된 것이다.
김현한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 한강수도지원센터장은 “해당 물체는 살아 있는 게 아니고 흐물흐물해서 사람이 집을 수가 없는 형태”라며 “폐쇄형 시설의 경우도 사람이 들어가는 공기는 다 통하는 시설이라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충이 발견된 곳은 서구 공촌정수장과 이곳으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배수지·가정집에 국한됐지만, 부평정수장에서도 유충 추정 물체가 발견되면서 사태 확산 조짐마저 우려된다.
부평정수장은 앞서 유충이 발견된 공촌정수장과 달리 폐쇄형의 오존처리 시설이 갖춰져 있다. 그런데도 유충이 이 정수장에서 발견됨에 따라 정밀한 원인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인천시는 인천 벌레 수돗물의 원인이 공촌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시설을 통해 가정의 수돗물로 흘러간 사실을 확인했다.
인천에선 애벌레 수돗물이 점점 더 확산되는 양상이다. 시 당국은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서구 15곳과 강화군 1곳에서 유충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기간 서구 22곳과 강화군 2곳에서는 애벌레 수돗물 신고가 추가로 접수됐다.
강화군은 그동안 관련 신고 37건을 접수했으나 인천시의 현장 조사에서 실제 유충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화군은 유충이 발견된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다. 유충 발견 건수는 지난 15일 55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6일 21건, 17일 17건, 18일 16건 등이었다.
인천=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