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유산 상속세 4000억 추산

입력 2020-07-20 04:03

고(故) 신격호(사진)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유산 상속세가 40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월 19일 별세한 신 명예회장의 유산 상속세 신고 기한은 이달 말까지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의 상속인은 4명이다.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전 호텔롯데 고문이 법적 상속인이다.

민법상 상속 1순위는 배우자와 직계비속인데 신 명예회장의 법적 배우자는 고(故) 노순화 여사다. 1951년 이미 고인이 됐기 때문에 상속인이 될 수 없다. 두 번째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와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는 모두 법률상 배우자가 아니라 상속권이 없다.

신 명예회장의 알려진 유산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이다. 지분 가치와 부동산 가치를 현금화하면 유산 추정치는 최대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된다.

신 명예회장의 국내 주식 지분은 롯데지주(보통주 3.10%, 우선주 14.2%) 롯데쇼핑(0.93%) 롯데제과(4.48%) 롯데칠성음료(보통주 1.30%, 우선주 14.15%)와 비상장사인 롯데물산(6.87%)에 있다. 지분 가치는 4500억원 정도다.

지분 상속액은 30억원 이상인 경우 상속세율 50%를 적용받는다. 대기업 최대주주가 지분을 상속하는 경우 세율이 20%까지 할증된다.

일본에서는 롯데홀딩스(0.45%) 광윤사(0.83%) LSI(1.71%) 롯데그린서비스(9.26%) 패밀리(10.0%) 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0%) 등에 신 명예회장 지분이 있다. 부동산은 인천시 계양구 골프장 부지 166만7392㎡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골프장 부지 가치는 공시지가로 600억∼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실거래가는 45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실제 가치는 이에 못 미친다는 견해도 있다.

신 명예회장의 유산 상속이 정리가 돼도 롯데그룹 지배구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지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신동주 회장이 상속받은 유산 전부로 롯데지주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을 매입하더라도 지배구조를 바꿀 만큼 지분을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상속받은 유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의 평소 뜻인 ‘기업보국’ 정신을 받들어 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