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낮 12시50분, 경기도 파주 순복음삼마교회(이일성 목사)에선 특별한 훈련이 시작됐다.
예배당 안에 있던 한 성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증세를 호소하자 안내팀은 안전팀에 이 사실을 알렸다. 곧바로 코로나비상대책본부에 보고됐고 2분 만에 교회 전체에 방송이 나왔다.
“삼마교회 비상대책본부에서 안내해 드립니다. 대성전 3층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성도님들은 당황하지 말고 안내팀 지시에 따라 성전 밖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성도들이 10분 만에 모두 빠져나가자 방역활동이 시작됐다. 흰색 방호복과 페이스 실드, 보호안경, 마스크, 장갑, 장화를 착용한 방역팀 2명이 달려와 페이스 실드와 항균 위생장갑을 코로나19 의심 환자에게 착용시켰다. 오염확산을 막기 위해 휠체어에 앉혔다.
방호복을 착용한 또 다른 방역팀 2명은 초미립자 분무기로 차아염소산나트륨을 뿌리고 의심환자가 만졌던 오염된 폐기물과 좌석을 닦았던 걸레 등을 전용 폐기물 봉투에 담았다. 같은 시간 비상대책본부에선 1339로 의심환자 발생을 신고했다. 방역팀은 의심환자를 태운 휠체어를 밀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곧바로 정문으로 빠져나와 의심환자를 특별차량에 태워 보건소 선별진료소로 이동했다.
비상대책본부는 2층 교역자실에서 3부 예배 참석자 명단과 유증상자가 지난 2주간 참석했던 새벽예배와 수요예배, 주일예배 출입명부, 예배당과 복도 등 유증상자의 이동 동선에 따른 CCTV 영상파일을 수집했다.
비상대책본부 김화영 집사는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의사, 간호사, 교사, 유치원 교사, 보육교사, 방문판매원, 요양보호사 등 특수 직업군이 의심환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았는지 집중 체크하고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소에 명단을 선제적으로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의 훈련은 30분간 진행됐다. 비상대책본부가 사용한 방역복과 페이스 실드, 장갑, 마스크, 장화 등은 폐기물 전용 봉투에 담아 별도로 처리했다. 이번 모의 훈련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코로나19 대응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를 참고했다.
방역팀장인 윤건희 집사는 “교회 내 코로나19 의심환자 발생에 따른 비상훈련은 총 3단계로 진행됐다”면서 “1단계는 교회 내 의심환자 인지, 2단계는 환자 후송 및 방역, 3단계는 역학조사 준비 및 자료 취합”이라고 설명했다.
교회는 예배 시 비말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좌석마다 4면에 교회전용으로 만든 투명 아크릴 가림막을 세웠다. 성전 곳곳에 병원용 바이러스 살균기인 ‘노바이러스 공기살균기’ 11대를 설치해 놨다.
이일성 목사는 “조만간 전국세미나를 열고 순복음삼마교회가 현재 시행하는 6단계 매뉴얼 및 65개 대응지침, 의심환자 발생 시 비상훈련 매뉴얼, 기관별 대응로드맵, 확진자 돌봄 매뉴얼 등 ‘코로나19 방역시스템’을 작은교회에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파주=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