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라이프] 올 여름엔… 休 스테이케이션

입력 2020-07-19 19:28
올 여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많은 곳을 돌아다니지 않고 휴가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이 트렌드로 꼽힌다. 사진은 위메프에서 판매 중인 차박용 도킹 텐트. 위메프 제공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왔지만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요원해지면서 선뜻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직장인이 많다. 인크루트가 지난달 말 직장인 866명을 대상으로 ‘올 여름 휴가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6.8%만이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들은 올해 희망하는 여름휴가(복수선택)로 국내여행(27.3%)을 가장 많이 꼽았고 호캉스(20.3%), 집콕(17.1%)이 그 뒤를 이었다. 해외도, 국내도 선뜻 돌아다니기 어렵게 되자 멀리 떠나지 않고 한 곳에 머무르는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이 대안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스테이케이션이 화두로 떠오르자 호텔업계부터 유통, 식품업계까지 스테이케이션족을 겨냥한 제품과 할인전, 다양한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직장인 희망 휴가 1위로 꼽힌 국내여행은 비대면(언택트) 및 거리두기가 가능한 캠핑, 차박(차+숙박)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8월 중순 자녀들과의 차박 여행을 계획 중인 정모(55)씨는 “원래 캠핑을 좋아하는데 요새 차박이 유행이길래 차박 매트와 도킹 텐트를 알아보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야 하는데 차박은 적당히 거리가 유지되니 괜찮을 듯하다”고 말했다.

19일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5~6월 차박 매트와 차박 텐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4.0%, 279.9% 증가했다. G마켓에서도 올 상반기(1/1~6/25) 펜션·캠핑 판매량은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차박과 캠핑이 올 여름 메가트렌드로 떠오르자 업계 간 이색 협업도 이뤄졌다. 지난 15일 GS리테일은 기아자동차와 손잡고 GS리테일의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과 셀토스의 고유 디자인, 컬러를 담아 5000개 한정판으로 특별 제작한 보랭백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식품업계는 늘어나는 캠핑, 차박족을 위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현대그린푸드는 급증하는 2030 캠핑족을 잡기 위해 캠핑용 프리미엄 밀키트 브랜드 ‘캠밀(CAM MEAL)’을 론칭했다. 간편한 휴대성으로 캠핑족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어온 ‘팔도비빔장’은 여름에 가까워질수록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팔도 관계자는 전했다.

레스케이프 호텔이 ‘도심 속 캠핑’ 콘셉트로 선보인 ‘서머에디션 시티브레이크’ 패키지(위), 글래드 마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울시 제주도’ 패키지의 ‘테라스 피크닉 세트’. 각사 제공

호텔업계는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며 객실 혹은 호텔 내에서 최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다양한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레스케이프 호텔이 선보인 ‘서머에디션 시티브레이크’ 패키지는 캠핑을 테마로 도심 속 여유로운 캠핑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신라스테이는 뷔페 조식을 객실에서 이용할 수 있는 셀프 도시락 서비스 ‘조식 TO GO 도시락’을 론칭하고 조식 메뉴를 직접 도시락에 담아 객실에서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롯데호텔 월드는 객실에서 최신형 안마의자를 이용할 수 있는 ‘굳세라 휴(休)’ 패키지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들도 언택트 트렌드를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고객들이 최대한 호텔과 객실 내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CU가 출시한 ‘기내식 도시락 시리즈’(위),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21일까지 진행하는 캠핑 대전 상품. 각사 제공

관련 업계는 집에서 ‘홈캉스’를 즐기는 집콕족도 빼놓지 않았다. CU는 지난달 말 랜선 여행족을 위해 ‘기내식 도시락 시리즈’를 출시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집콕족과 랜선 여행족이 여행 기분을 낼 수 있도록 실제 기내식처럼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로 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21일까지 ‘트래블 페어’를 진행하고 홈캉스족을 위해 17, 18일에 나눠 닌텐도 스위치 관련 상품을 100대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다. 또 31일까지 홈시네마를 테마로 소파, 노트북, 태블릿 등을 한 곳에 모은 팝업스토어를 전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멀리 떠나지 못해도 소비자들이 즐겁고 특별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