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 3.2%… 中 경제, 코로나 뚫고 주요국 첫 반등

입력 2020-07-17 04:04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에 -6.8%까지 추락했던 중국 경제가 2분기 플러스로 반등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주요국 중 처음으로 중국이 경기 반등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의 전문가 조사에서 나타난 전망치 2.5%나 블룸버그통신 전망치 2.4%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상반기 기준 중국 GDP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 1분기 성장률 -6.8%로 분기 GDP를 집계한 1992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가 2분기 반전에 성공했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8%(IMF 전망)로 예상되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이 경기 반등을 이뤄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진정세를 보인 지난 3월 중순부터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등 각종 경기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경제 정상화에 시동을 건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의 생산 재개가 속도를 내고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면서 최근 각종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철강 등의 생산이 정상화된 것이 기여했다.

도시 실업률은 올 들어 가장 낮은 5.7%로 집계됐다. 중국 실업률은 1~2월 6.2%까지 올라간 뒤 3월 5.9%, 4월 6.0%, 5월 5.9%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4일 발표된 6월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3%, 6.2% 늘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 회복 추세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지난 15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위원회에 보낸 서신에서 “중국은 현재 코로나19 방역과 경제발전,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 탈빈곤 업무를 총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 추세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고, 변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너무 커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류아이화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중국 경제가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어 국내 경제 회복은 여전히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소비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동기보다 1.8% 감소해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다. 1∼6월 소매판매도 11.4% 줄어들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고, 각국의 피해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중국이 내수시장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홍콩 특별대우를 박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고조되는 미·중 갈등도 중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가 4.5% 폭락하는 등 중국 증시가 곤두박질친 것도 미·중 충돌 등 부정적 요인들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